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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돈 푼 깨나 있다고 개만도 못한 것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고 할 때 이 말은 꼭 정치적 용어만은 아닐 터, 인성의 시작점이 수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가의 정치를 일러 수신에서 시작되지만 인성이 그 출발점이라하는 거다.


인성의 드러남은 늘 바름에 있고, 그 바름을 벗어날 때 비로소 치()로 계도를 하는데 여기서 자기 검열인 스스로가 얼굴이 빨개지는 형벌이 내려진다. 사람이 부끄러운 짓 이전에 바르지 못한 행동을 할 때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곧 치()의 계도에서 오는 자기검열이 주는 형벌인 셈이다. 사람만이 갖는 성품이다. 그러나 짐승은 자기검열 따위는 없다. 그래서 짐승은 부끄러운 짓을 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저런. 짐승만도 못한 놈이란 말이 예서 시작 된다.


맹자가 가장 염려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하루는 맹자께서 방황하는 그의 고제(高弟) 고자에게 말한다(맹자위고자왈孟子謂高子曰). 산비탈의 좁은 길도(산경지혜간山徑之蹊間) 사람들이 오고간다면 탄탄한 길이 되지만(개연용지이성노介然用之而成路) 그마저도 없다면(위간불용爲間不用) 띠 풀이 자라서 길을 막아버리나니(즉모새지의則茅塞之矣), 지금 고자 네 마음이 그렇다(금모새자지심의今茅塞子之心矣). 이를 좀 더 쉽게 풀어놓은 문장이 孟子』「盡心章句下21文章(맹자진심장구상6문장)이다.


사람이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어서는 안 되나니(인불가이무치人不可以無恥),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는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면(무치지치無恥之恥)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게 된다(무치의無恥矣). 맹자진심하32문장에서는 이렇게 지적을 한다.


현대인의 가장 큰 병폐중 하나는(인질사人疾舍) 자기 밭은 돌보지 않고 버려둔 채(기전이예인지전其田而藝人之田) 남의 밭에 가서 풀 뽑으라며 참견하는 일이다(소구어인자중所求於人者重). 남에게는 엄격하면서 자신에게는 관대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이소이자임자경而所以自任者輕). 사람이 도리에 어긋나는 부끄러움을 치()라 하는데 이치()에는 두 개의 부끄러움을 내함 한다. ()의 부끄러움과 괴()의 부끄러움이다. 니가 봐도 쪽팔리지 할 때는 참()이 되는 것이고, 돈푼 깨나 있다고 우쭐해서 미친 개 마냥 날 뛰는 짓을 할 때는 괴(). 물론 본인은 모른다. 남들이 손가락질을 하는지 혀를 차는지, 세상은 이를 갑질이라 부르는 거고.<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