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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삶의 지혜 주신 김택기 스승님 감사합니다”

신갈초 54회 동창 ‘은사초청 행사’






지난달 23, 시커먼 시야 속에 눈과 비가 뒤섞여 뿌려대는 불안정한 일기였지만 한국민속촌 앞 먹쇠본갈비란 고깃집에는 백발과 반백, 희끗희끗한 머리를 휘날리며 신갈초등학교 54회 동창(회장 김완래)들이 하나둘 모였다.


나이가 60대 중·후반인 이들 30여명은 식당 한쪽에 붙여진 삶의 지혜를 주신 김택기 은사초청 행사란 현수막 옆에 자리 잡고 앉아계신 김택기 은사님에게 인사를 하며 그 중심으로 자리를 잡고 오랜만에 만난 회포를 풀려는 듯 대화가 한창이다.


어느 날 재학당시 두 반이던 신갈초등학교 54회 동창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이미 90세를 넘기신 은사님 이야기가 나왔다. 이제는 한 분만 살아계심을 안타깝게 여겼고 어릴 적 삶의 지혜를 주신 은사님을 모시고 좋은 자리를 가져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 의견에 만장일치 동의함으로써 이 자리는 이루어지게 됐다.


백방으로 수소문하며 연락을 취했지만 이미 사망했거나 국외 결혼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연락이 닿은 30여명 동창생들이 이날 모일 수 있었다.


올해 92세인 은사님과 초등학생이던 시절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밝은 미소가 어울리는 자리였지만 가끔씩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막을 수 없다. 때론 박장대소가, 때론 얼굴을 가리고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그렇게 서로서로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추억을 떠올리는 1954년생 동창들이었다.


김택기 선생은 현 수원고등학교 전신인 수원상업학교를 졸업하고 용인지역에서 교직에 몸담아 일반 교사로 16년을 재직하고 교감 생활 16년 후 여주에 위치한 오산초등학교 교장에 취임했으며 교장으로 157개월 동안 재직 후 총 477개월 만에 교직생활을 떠났다. 동백장, 목련장 등 재직 동안 모범교사로서 받은 훈장이 3개였고 특히 그의 우렁찬 목청은 각종 체육대회에서 소란한 장내를 진정시키는데 진가를 발휘했다고 한다.지금은 상갈동 자택에서 몸소 1500의 밭농사와 함께 기르는 가축들과 건강한 92세를 보내고 있다.


이날 만남을 마감할 때는 불안정했던 날씨는 언제 그랬냐는 듯 쾌청하게 변했고 은사님을 초청했던 신갈초등학교 54회 동창들은 아쉬움을 못내 뒤로하며 다음을 기약했다.<용인신문 - 박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