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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정의’, 조국을 피해 간다면 가짜다


[용인신문] 위선도 이런 위선이 없다. ‘말 따로 행동 따로가 한두 가지가 아닌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이야기다. 그가 그럴듯한 말을 뱉을 때 독야청청(獨也靑靑)의 바른 인물일 걸로 생각했다. 한데 표리부동(表裏不同)이 역겨울 정도고, 그래서 국민 분노가 치솟고 있다.


내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나의 노력의 결과가 결판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다.” 조국은 이렇게 주장했다. 옳은 문제의식이다. 그런데 그의 민낯은 어떤가? 고쳐야 할 근원적 문제의 표본이 아닌가. 그의 딸은 외국어고 1학년 때 단국대 의대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 인턴으로 2주간, 그것도 공식 연구가 끝난 이후에 참여해 소아병리학 관련 논문의 제1저자 자리를 차지했다. 1년 이상 연구에 참여한 다른 교수와 박사과정 연구원들을 제치고 핵심 저자가 된 것이다. 고교 3학년 때엔 공주대 생물공학연구소 연구에 3주 간 인턴으로 참여해 국제발표용 논문 초록에 제3저자로 등록됐다.


조 후보자 아내는 딸의 두 대학 인턴십 참여에 적극 관여했다. 친분 있는 단국대 교수 측엔 직접 부탁했고, 아는 사이인 공주대 교수가 딸을 면접할 때 함께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딸의 스펙은 고려대 생명과학대 입학용으로 활용됐다. 그리고 고대 입학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의 토대가 됐다. 의전원에선 첫 학기 성적이 나빠 유급을 당했는데도 다음 학기부터 내리 6학기 동안 장학금(200만원씩 1200만원)을 받았다.


유급 직후 화가인 할머니가 대학 병원 측(양산 부산대 병원)에 그림 4점을 기증했고, 관련 행사에 조 후보자도 참석해 당시 병원장과 만났다. 병원장은 이후 조 후보자 딸에게 자신이 운영하던 장학회를 통해 장학금을 줬다. 민주당 소속 부산시장이 임명권을 가진 자리(부산의료원 원장)로 영전한 당시의 병원장은 그림 기증과는 무관하고 면학 장려를 위한 장학금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면학 장려할 학생들이 어디 한 둘이냐. 유독 조 후보자 딸에게만 혜택을 몰아준 이유는 무엇이냐는 물음이 쏟아지고 있다. 다른 학생들의 경우 장학금을 한번 밖에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액수도 대체로 작아서다.


조 후보자 딸에겐 행운’(의전원 입학 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다니다 중퇴. 두 학기 동안 서울대 동창회 장학금을 401만원씩 802만원 수령해서 먹튀논란 일으킴)이 왜 잇따라 일어나는 것일까? 조 후보자는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하는데 그걸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정권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이들 빼고는 거의 없을 것이다. 조 후보자에 대한 서울대·고려대의 촛불 시위가 발생하고, 그의 해명 기사에 비난 댓글이 홍수를 이루며,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 민심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파기하기로 했다. ··일 안보협력의 근간을 흔들고 한·미 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등 파장이 클 지소미아 파기 결정으로 조 후보자 문제에 대한 국민 관심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문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면전환을 원한다면 조 후보자와 단절하는 조치(지명철회 또는 자진사퇴)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게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라는 문 대통령 구호에 어울리는 행동이다. 그걸 못한다면 대통령의 정의는 가짜일 뿐이다.


조 후보자 딸의 논문저자 등록과 대입 과정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의학단체와 시민단체 등이 고발한 만큼 검찰은 철저히 수사해서 불법과 부정 여부를 가려내야 한다. 어물쩍 넘기려 할 경우엔 특검 실시로 검찰에 큰 망신살이 뻗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