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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사람 용인愛

나에게 용인이란?

주영헌(시인·문학평론가)



[용인신문] 대전에서 살다가 용인에 올라와 정착한 지 23년이 넘어갑니다. 제 나이가 마흔여섯이니 내 인생의 절반을 용인에서 산 것입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용인에 보금자리를 튼 것은 대학진학 때문이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도 고향이나 여타의 지역으로 이주하지 않은 까닭은 어디까지나 저의 선택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는 삶의 중요한 순간을 용인과 함께했습니다. 김천과 보은에서 태어난 청춘이 용인에서 만나 결혼을 한 것이나 직장을 구하고 세 딸아이를 낳은 것 용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또한, <용인문학회>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면서 시인, 문학평론가로서 활동한 것, <용인교육시민포럼>의 일원으로서 교육과 관련된 활동을 하게 된 것 모두 용인이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용인은 저에게 지명 중의 하나가 아닌 오늘의 나라는 현존재가 만들어진 출발점입니다.


오늘의 저는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고, 활동하고 있는데 생각해보면 그 이름 모두가 용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저는 용인과 연결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선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용인이 저에게 선물했던 다수의 결과물에 대한 보답이라고 짐작할 뿐입니다.


저는 누구보다 용인을 사랑하지만, 무조건 용인을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난개발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선 시와 산문으로 비판했습니다. 난개발은 어느 특정인만의 잘못이 아닌 우리 모두의 비뚤어진 욕구가 반영되어 벌어진 현상입니다. 용인 동서지역의 생활격차나 학업 수준의 차이도 동일 선상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이는 용인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사회문제 중에서 제가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데, 용인 교육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교육은 학교 당국, 선생님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학교 안의 저 아이들은 일차적으로 타자의 아이이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모두 우리의 아이입니다. 우리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우리라는, 용인 공동체의 아이들입니다. 저 아이들이 잘되지 않고서는 우리 아이들이 잘될 수 없으며, 저 아이들이 잘되지 않고서는 우리가 잘 될 수 없습니다. 상식적인 일이지만, 우리는 나라는 이기심에 빠져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려 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입니다. 나라는 완고한 경계를 부수고, 보다 널은 우리 공동체로의 시선 확장이 필요합니다.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가 말한 앙가주망이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공동체 참여가 바로 그것입니다.


제가 얼마나 많은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의 짐을 지는 것이 제 소신이기에, 역량의 범위 내에서 앙가주망 하려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동시에 제가 지금까지 용인에 살면서 용인으로부터 받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주영헌

시인·문학평론가

용인문학회 사무국장

용인시 민주시민교육위원회 위원

용신중학교 운영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