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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화제의 시집-이미상 시인 '좀 더 자렴,'

고정되어 있는 이미지들의 ‘해방’



[용인신문] 이미상 시인의 첫 시집 좀 더 자렴,포지션(Position)’에서 나왔다. 이미상 시인은 시적 언어의 기능들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시인은 현실의 한순간을 포착하고 있을 때에도 무심하게 지나가는 일상의 모습 뒤에 있는 이미지들을 끄집어내고 확대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제한된 의미를 주고받는 소통의 상황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상상의 공간에 도달하게 된다.


 달팽이 감자탕 먹방 쇼/ 찬물에 밥 말아 오이지 먹는다// 짭짤한 오이지는 혈기왕성한 새우 맛이 난다// 사랑한다 미치겠다/ 다시 또 애를 낳고// 굳은 돈방석 위에 가만히 앉아// 살아본다// 항시 대기 중인 신선한 채널들// 밀봉된 채 늙어가는/ 나의 아기들

-살아본다전문

 

시집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남승원은 시인은 고정되어 있는 이미지들의 해방을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우리가 확인하는 자유로운 이미지들은 어떤 장면이나 의미들을 완성함으로써 스스로 소멸하는 퍼즐의 조각이 아니라며 그의 이미지는 안정된 현실을 찢고 관통하면서 남은 실재의 파편들이다. 그것은, 위베르만이 주목했던, 지켜야만 하는 규칙들로 초과된 현실인 수용소를 넘어 우리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강조함으로써 진실을 증언하는 힘을 가진 이미지와 닮아 있다고 했다.


이미상 시인은 경기도 포천 출생으로 2007년 계간불교문예로 등단했다. 산문집으로 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