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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첫사랑이 구속 되던 날



[용인신문] 촛불 광장 정치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집권 반환점을 돈 지금의 시점에서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서울대학교 교수이던 조국이라는 인물을 등용하면서부터이다.


훤칠한 키의 서울대 법대 출신에, 서울대 법학교수의 신분인 그는 기성세대에 대한 약자의 편에서 그야말로 약자가 듣고 싶어 하는 대목만 때로는 칼럼으로, 때로는 강연장에서의 현란한 수식어로 아픈 청춘의 상처들을 시원하게 도려내주었다.


물론 그때 했던 그의 말과 행동들은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비수가 되어 자신의 인생에 발목을 잡는 단초를 제공하게 되는 조적조, 조국의 적은 조국이다.”라는 신조어까지 낳게 된다.


어쨌거나 그는 지식인이 갖기 쉽지 않은 행보로 인해 수감까지 되는데 속칭 사노맹 사건이 그것이다. 그야말로 저쪽 반대편에서 보면 억 소리 하고도 남을, 온몸으로 실천해가는 그의 삶은 그가 주는 중량감이 결코 녹녹치 않았음을 반증해준다.


그런 그에게도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으니 전하는 말에 따르면 학내에서 영문과에 재학 중인 정경심 교수를 만나고 부터였고, 여자 쪽에서 더 적극적이었다고 하니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있으랴. 조국의 첫사랑은 그렇게 결실을 맺는다.


남자의 삶에서 첫사랑과 백년해로 할자 과연 몇이나 있을까마는 그가 민정수석을 거쳐 법무부장관직을 수행하던 35일 만에 직을 내려놓으면서 했던 사퇴의 변속에 드러난 가족운운은 첫사랑과 그 선물에 대한,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라는 다소 신파적이지만 풋풋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세상이 어찌 그런 달달함만 있으랴. 첫사랑의 아내 정경심 교수가 지난 23일 밤을 기점으로 전격 구속된 것이다. 이쯤에서 떠벌이 아웃사이더에서 제도권 법무부장관까지 지낸 남편 조국은 그가 그토록 지키고자했던 그 첫사랑을 위해서 뭔가를 해야 할 터.


본시 그는 부잣집 아들로서 흙수저들의 생존 같은 류의 강함은 없었다. 근자에 일련의 일들을 통해 세상이 그를 강하게 만든 것이다. 장부의 인생은 관 뚜껑을 덮어봐야 안다고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제는 물러설 퇴로가 없다. 이런 인생을 일러 맹자고자장구하 16문장에서 말한다. 그러므로 하늘이 장차 그에게 큰일을 맡기기 위해 먼저 몸과 마음을 고통스럽게 한다. ‘기승전조국에서 시즌 1이 끝난 지금의 대한민국은 정경심 구속으로 조국시즌2’가 시작됐음을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