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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북소리

[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54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물리학의 대답

모든 순간의 물리학

저자 : 카를로 로벨리 / 출판사 : 쌤앤파커스/ 정가 : 12,000

 


과학은 어렵다. 그 중에서도 물리학은 더 그렇다. 물리학도가 아닌 이상 대부분 사람들에겐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 분야를 에세이처럼 쉽고 간결하게 이야기하는 과학자 카를로 로벨리. 과학 서적이라 하기 엔 너무 얇고 가벼운 140여 페이지의 강의에서 그는 누구보다 친절하다. 몰랐다. 평범한 언어도 놀라운 이야기를 할 때면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걸. 아름답고 명쾌하고 쉬운 물리의 법칙이 우리 일상의 모든 순간과 함께 하고 있다는 걸. 우리가 알고 있다고 확신했던 이 세상이 갑자기 낯설어지기 시작한다.


그는 글을 시작하면서 이 책은 현대 과학에 대해 아예 모르거나 아는 게 별로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다. 수많은 과학이론 중 가장 아름다운 이론이라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부터, 양자역학, 우주의 구조, 입자, 공간입자, 블랙홀 등 물리학의 핵심이론들을 담아냈다. 그 어려운 물리학에 일상의 쉬운 비유를 붙여 이해를 돕는다. 들어는 봤으나,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상대성이론도 이젠 좀 알 것도 같다. 시간과 공간도 물질과 다를 바 없으며 파도처럼 물결을 이루며 휘기도 하고 굴절도 하고 왜곡되기도 하는 실체라는 것. 시공간은 비어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무너뜨린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아직도 젊은 쿠퍼가 자신보다 늙어버린 딸 머피를 만나는 놀라운 상황을 이제야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


이 친절한 저자는 말한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라고. 우리가 보고 느끼는 세상이 다가 아니라는 것. 물리라는 학문의 끝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우리 존재의 근원을 묻게 되는 철학으로, 아니 신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느끼고 판단하고, 울고 웃는 존재인 우리는 현대 물리학이 제공하는 세상이라는 이 거대한 벽화 속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 이 거대하고 찬란한 세상에서 우리는 대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우리도 다른 사물들과 똑같이 별가루로 만들어졌고, 고통 속에 있을 때나 웃을 때나 환희에 차 있을 때나 존재할 수밖에 없는 존재로서 존재할 뿐이라는 저자의 메세지는 우리를 겸허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