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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북소리

[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61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야구의 인문학 9

◎ 저자 : 이용균 / 출판사 : 경향신문사 / 정가 : 14,000원

 

 

3월이 되어 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고 따뜻한 기운이 세상을 감싸기 시작할 때 누구보다 설레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야구를 사랑하는 야구광팬들이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설레임이 불안과 공포로 변해버렸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역대 처음 시범경기 취소로 KBO개막을 제대로 할 수나 있을지 걱정하는 야구팬들이여. 경기장에서의 야구는 잠시 잊고 삶의 본질을 꿰뚫는 야구 이야기나 들으며 이 시간을 견뎌보자! 세상의 모든 일은 야구로 설명할 수 있다는 믿는 야구덕후가 진짜로 세상 모든 일을 야구로 보여준다. 단순한 일상의 가벼운 이야기로부터 삶의 근원을 파고드는 철학까지 다루는 솜씨는 류현진 선수의 직구처럼 위협적이고 시원시원하다.

 

10년간 야구 담당 기자가 연재했던 340여 편의 야구칼럼 중 야구의 특별한 의미를 알려주는 글 100편을 엮였다. 그는 야구가 그저 승패를 가르는 스포츠를 넘어서 삶의 희로애락이 녹아있는 생생한 현장임을 보여준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남자든 여자든 모두 2년씩 야구를 해봤으면 좋겠어. 그럼 세상이 더욱 좋아질 거야.” 어니 뱅크스가 오래전 말한 것처럼, 야구는 특별하다고 믿는 저자. 야구만의 특별한 매력은 대체 뭘까? 다른 스포츠가 스타디움(Stardium)에서 경기를 스타트(Start)할 때, 야구는 파크(Park)에서 놀자(Play)고 한단다. 무엇보다도 야구의 매력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것! 다른 구기 종목은 공이 들어가면 득점이 올라가지만 야구는 아니다. 사람이 홈(Home:집)에 들어와야 비로소 득점을 인정한다. 공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

 

축구가 뛰고 땀 흘리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격렬한 모습으로 팬들을 사로잡는다면 야구는 다소 지루하다. 메이저리그의 경기 시간은 3시간 중 실제 경기가 진행되는 인플레이 시간은 겨우 18분밖에 안 된단다. 야구는 한없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야구라는 프리즘을 통해 보는 세상을 보는 저자는. “야구를 통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세상에 없던 바이러스에 맞이한 인간들은 서툴고 허둥대며 삶이 멈춘 듯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야구처럼 기다려야 한다. 야구처럼 멋진 9회말 역전승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믿으며! 기다림 없는 기적은 없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