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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의 BOOK소리 162

[용인신문]

최은진의 BOOK소리 162

달콤 쌉쌀한 생활밀착형 뇌과학

나는 향기가 보여요

◎ 저자: 문제일 / 출판사: 아프테 / 정가: 15,000원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 인간의 고약한 심리를 그대로 드러내 주는 명언이다. 정말 그럴까 싶지만, 나는 그렇게 못된 인간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사실이란다. 그것도 뇌인지과학전공을 한 박사가 근거를 가지고 조목조목 설명하니 받아들일 수 밖에. 사실은 우리 모두 속으론 다 알고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으니까. 아무리 절친이라도 나보다 한참 잘나가면 내가 못나 보여 화가 난다. 부러움 반 질투 반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불편한 기분으로 잠 못 이룬 적 없는가? 참 못난 뇌가 아닐 수 없다. 그래도 그건 내가 특별히 못나서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다 그럴 수 있다고 과학적으로 말해주니 마음이 좀 편해진다.

 

향기박사 문제일 교수가 안내하는 기분, 학습, 관계, 아픔에 관한 뇌 이야기. 뇌와 후각의 관계에서 비롯된 뇌 이야기뿐만 아니라, 뇌과학 전반의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일상의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향기 이야기로 시작해 우리 뇌를 해부해 보여주는 듯한 60편의 이야기들. 내가 오늘 느끼는 이 기분이 오늘 내가 맡은 향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 우리 아이는 왜 공부할 때 그렇게 집중을 하지 못하는지, 회사 부장님과 관계는 왜 자꾸 꼬이는지, 나는 왜 자꾸 이유없이 우울해지는지. 이 모든 게 향기와 관련된 뇌의 활동과 관계가 있다는 걸 알고 계시는가?

 

세 살 기억 여든 간다는 건 정말이었고, 쓰면 쓸수록 머리가 좋아진다는 것도 모두 사실이었다. 그러니 어리니까 기억 못할 거라고 어린이를 막 대해서 안 되고, 늙어서 머리가 퇴화 했을거라 착각하고 노인을 함부로 대하지도 말자! 헬렌 켈러는 “후각은 멀리서부터 날아든 향기는 물론 우리가 살아온 세월조차도 느끼게 해주는 마법사”라고 했다. 잊고 지내던 기억 속으로 들어가게 해주는 마법의 약같은 향기는 이미 “프루스트 효과”에서도 입증되었다. 뻥튀기, 달고나, 소독차 냄새를 맡으면 어린 시절 시골이 떠오르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