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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외갓집 그리움 절절하게 담아내

새책 _ 김태수 시집 ‘외가 가는 길, 홀아비바람꽃’

 

[용인신문] 김태수 시인이 시집 ‘외가 가는 길, 홀아비바람꽃’을 도서출판b에서 펴냈다.

 

김 시인은 분단으로 갈 수 없는 외갓집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써내려갔다.

 

김 시인의 외가는 평안북도 희천시 신풍면이지만 지도에 없다. 자강도로 바뀌면서 사라졌다.

 

올해 72세 된 김 시인은 외손자들의 재롱을 즐기면서 살고 있지만 자신은 외갓집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채 일생을 보내고 있는 사연을 이번 시집에 실었다.

 

특히 가고자 해도 갈 수 없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노래한 시는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평안북도 희천군 신풍면 내 외가는/ 희천천, 청천강 을(乙)자로 굽이쳐 흐르고/ 적유령과 묘향산맥 나란한 곳에서/ 공립소학교 훈도인 아버지와 엄마가 만나/ 남남북녀의 짝을 이루었지만/ 태평양 전함 위에서 어린 미군 장교 둘/ 쇠자를 대고 주욱 삼팔선을 그을 줄 어찌 알았으랴/ 키 작은 외할머니 끝내 선을 넘지 못하고/ 딸 신행길 따라 잠시 내려온 경상도/ 생면부지의 처소에 갇혀버릴 줄//…”(‘외가를 찾습니다’ 중)

 

김 시인은 딸 신행길에 남한으로 따라 내려왔다가 삼팔선이 가로 막혀 다시 돌아가지 못한 채 외할아버지와 영영 생이별 해야 했던 외할머니의 평생 한을 가슴 아프게 써내려가고 있다.

 

김준태 시인(전 조선대 교수)은 “외할머니는 한 많은 일생을 보내신 분이다. 꽃상여를 타고서나 저승 문 앞에서 기다리고 계실 외할아버지를 만나셨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역사는 묘향산에서 발원하여 서해로 흐르는 청천강 강물처럼 깊고도 쓰라리다”며 “바로 여기에서 김태수 시인의 가슴 저리는, 저 원시의 낭림산맥처럼 맥박을 치게 하는 ‘통일시’의 수작들이 태어난다”고 했다.

 

“자강도 희천시/ 외할머니, 어머니 이어 세상 뜨시고 더 오래전/ 아버지 세상 뜨셨다/ 외가 찾을 수 있을까 자강도 희천이여/ 외할머니도 어머니도 남기지 않은 외갓집 주소 찾으러/ 아버지 첫 발령 소학교 학적이라도 뒤져야하나/…더 변하기 전에 중중모리로 간다/ 눈 덜 희미할 때/ 꿈속의 외가, 먼 자강도 희천엘 가야겠다”(‘오늘 자강도 희천간다’ 중에서)

 

김태수 시인은 울산작가회의 회장, 한국작가회의 이사,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후 시창작 강의에 나서고 있는 그는 시집으로 ‘북소리’ ‘농아일기’ ‘베트남, 내가 두고온 나라’를 비롯해 거창 민간인 학살 사건을 주제로 한 장시 ‘그 골짜기의 진달래’가 수록된 ‘황토마당의 집’ 등이 있으며 작가론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