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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 박지원의 라스트미션

김민철(칼럼리스트)

 

[용인신문] 박지원. 한국 정치사에서 그 만큼 호불호가 분명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박지원이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6.15 남북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건배하던 장면이었다. 김정일은 호기롭게 원 샷을 했는데 김 대통령은 간신히 와인 잔을 비웠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박지원의 모습은 절절했다. 박지원이 다시 전면에 등장하여 국정원장이 되었다. 2000.6.15. 남북정상회담의 당시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21대 총선에서 낙선하여 야인이 된 박지원은 탁월한 정치적 식견으로 종편의 스타가 되었다.방송에서 그를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국정원장에 지명하고 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면서 방송에서 특유의 재치를 발휘하던 그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대목이다.

 

문 대통령의 인사 중 가장 파격적인 것을 꼽는다면 윤석열을 중앙지검장에 임명한 것과 박지원을 국정원장에 보한 것일 것이다.

 

박지원이 국정원장에 지명되었다는 뉴스를 접하고 안도감이 들었다. 이제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고 진짜 안보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대북 사령탑이 되었다는 생각에서 문 대통령의 탁월한 인사권 행사에 감탄했다.

 

아직 그가 보여준 것은 없지만 안심이 되는 것은 북한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정보 총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청문회과정에서 3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그의 임명이 부적절하다고 공격했다.

사실이 어떤지 나는 알지 못한다. 설사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국가의 중대한 기밀이었으리라 믿는다.

 

역사적으로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사건으로 1941년 12월 7일 일본이 진주만을 침공한 것을 꼽는다. 기록에는 미국은 일본의 침공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는 달랐다. 미국은 일본이 하와이를 침공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고 그것을 묵인했다.

 

왜냐하면, 그만큼 전쟁에 개입할 명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일본의 진주만 침공으로 전쟁의 명분을 삼았고 참전하게 되었다.

 

2차 대전은 그렇게 미국을 위한 전쟁이 되었다. 차려진 밥상에 수저만 올리면 되는 전쟁, 미국의 입장에서는 거저먹기였다.

 

미국의 주류 역사학계는 일본의 진주만 침공을 기습적이었던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루즈벨트 행정부가 침공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지금 미국의 역사학계는 루즈벨트 정부가 일본의 침공을 사전에 알았을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30억 달러의 진실은 문제를 제기하는 쪽이 한심한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남북의 평화를 위해 필요한 돈이라면 30억이 아니라 300억 달러라 해도 문제될게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팔순의 나이이지만 박지원은 40대의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북한에 대해 적대감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 사실 미래통합당의 시각에서 보면 부정적인 사람이겠지만 지금 한반도의 정세에서는 최고의 선택이 박지원 국정원장이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숨막히는 남북관계의 숨통을 뚫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 국가정보원이 본연의 정보 임무를 다루는 부서가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그의 임무는 이제 시작되었다. 남북이 공존하는 그래서 궁극적인 안보가 보장되는 그런 세상을 그가 만들 것이라 믿는다. 그의 소원대로 평양대표부 대사라는 라스트미션이 남아있기를 기대한다. 노병 박지원의 라스트미션은 평양대표부 대사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가지 첨언하자면 국가정보원의 명칭을 국가정보부로 바꾸어 주었으면 한다. 국가정보원, 너무 거창해 보여서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