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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주당과 유희’를 주목하는 이유

박숙현(본지 회장‧이사주당기념사업회 회장)

 

[용인신문] 용인의 정체성을 공공히 하고 미래의 용인을 설계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를 꼽는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이사주당과 유희’를 꼽을 것이다. 먼저 사주당은 인류 최고의 가치인 생명 탄생의 저작을 남긴 여성 인물로 양성 평등적 역사 인물 조명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갖춘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용인시와 이사주당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이사주당과 유희에 대한 학술세미나에서는 사주당 못지않게 유희가 얼마나 큰 인물인지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필자는 ‘이사주당과 유희가 용인의 과거와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 발표를 하면서 다음과 같이 역설한 바 있다.

 

용인은 역사적 인물도 많고, 훌륭한 선인들의 묘 또한 많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오늘날 후대를 살아가는 용인시민 입장에서 보면 용인은 단순하게 역사 인물의 묘가 많은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포은 정몽주와 정암 조광조, 그리고 “동창이 밝았느냐”로 시작되는 시조를 지은 남구만 등 역사 인물과 관련해서는 축제와 문학제 등을 통해 알고 있지만, 이들을 제외하면 대체로 용인에 어떤 인물이 있었으며, 그 인물이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는 잘 모른다.

 

그래서 필자는 태교라는 살아있는 콘텐츠로 현대와 맥이 닿아있는 오래된 미래 ‘태교신기’의 저자 이사주당과 그의 천재 아들 유희야말로 21세기 낯선 시대에도 자연스럽게 재조명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사주당 이씨는 용인 땅에서 자식을 키우면서 쉼 없는 연구를 거듭해 융합 학문의 결실인 ‘태교신기’라는 그 누구도 이뤄내지 못한 저술을 남겼다. 아들 유희는 어머니가 남긴 글을 언해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모자가 태교신기를 완성했다. 태교신기를 통해 사주당과 유희는 이미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다. 결국, 태교신기는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다.

 

태교신기 효험을 증명하 듯 천재 아들 유희는 언문지를 쓴 언어학자로 알려져 왔지만, 그는 경학, 문학, 음악, 천문학, 농어, 충수 등 백과사전적 저술을 남긴 대학자다. 아쉬운 점은 아직도 그의 수많은 저서가 세상 밖으로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 유희의 천재성을 파악한 학자들이 현대적 계승을 위해 수년째 그의 저서를 번역하는 등 연구 중에 있다는 점이다.

 

유희와 사주당이야말로 우리나라 학계뿐만 아니라 용인의 향토사로 볼 때도 큰 자산이다. 이들이야말로 앞으로 용인의 정체성을 살리고, 용인의 미래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미래의 인물들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