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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

김민철(칼럼니스트)

 

[용인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윤 당선인은 24만 7000여 표 차이로 1987년 12월 16일 대통령 직선제 선거 이후 가장 근소한 표 차로 당선되었다. 이번 대선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제6공화국에서 실시된 8번의 선거 중 가장 인기 없는 인물들이 보수 양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부터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집권당의 선거인단들은 문제 제기를 무시했다. 이재명 경선 후보는 지난해 10월 1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었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11월 5일 윤석열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다. 검찰총장을 사퇴하고 정치에 입문한 지 4개월 만에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된 윤석열은 검증되지 않은 정치 신인이었다.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는 설화는 윤 후보의 인기를 바닥까지 끌어내렸고 배우자 김건희 씨를 둘러싼 의혹은 선거 기간 내내 윤 후보를 괴롭혔다. 상대인 이재명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도 불법 의전과 법인카드 부당 사용의 혐의를 받아 유력 대선 후보 배우자들이 나란히 대국민 사과를 하는 보기 드문 진풍경이 벌어졌다.

 

김혜경, 김건희 씨는 사과문 발표 이후 칩거에 들어갔다. 유력 대선 후보의 배우자들이 국민 대중 앞에 나서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치열한 네거티브 전으로 일관했다. 막판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는 선거 결과를 오리무중(五里霧中)에 빠트렸다.

 

혼전의 와중에 0.73%의 근소한 표 차로 윤석열 후보가 최종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총유권자 77.1%가 투표한 가운데 윤석열 후보는 불안한 승리를 거두었다. 국회 권력은 여전히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172석의 의석에 정의당 6석과 친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까지 더하면 180여 석을 상회하는 국회의원이 윤석열 행정부의 반대편에 포진하고 있는 셈이다.

 

범야권의 동의 없이 윤석열 정권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윤석열 당선인은 2개월의 인수위원회 과정에서 취임 후 5년 동안 할 수 있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냉정하게 선정해야 한다.

 

특히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배우자 김건희 씨를 어떻게 단속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도 마찬가지였지만 김건희 씨는 나서기를 좋아하는 캐릭터인 것으로 보인다. 영부인 칭호를 없애고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한다 해도 김건희 씨가 대통령 부인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개 사과와 우크라이나 귤이 윤 후보의 SNS에 올려졌을 때 여의도 주변에서는 김건희 씨를 지목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근거 없는 추측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소문난 애처가로 알려졌다. 김건희 씨 주변에 이권을 노린 모리배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단속해야 함은 물론 김 씨 역시 스스로 자중자애해야 할 것이다. 만에 하나 김 씨가 주변의 유혹에 넘어가면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만약 대통령이 배우자의 허물을 덮기 위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다면 이것은 명백한 탄핵 사유가 된다.

 

윤석열 당선인과 주변의 핵심 인사들은 우선적으로 김건희 씨를 단속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탄핵으로 파면된 대통령은 박근혜 한사람으로 족하다.

 

민주당은 왜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겼는지 냉철하게 성찰하면서 새로운 야당의 길을 찾기 바란다. 민주당 주류는 586 정치인이다. 이들의 사고는 여전히 1987년에 머물러 있다. 1987년의 시대정신을 진정한 민주주의 혁명으로 승화시키지 못한 결과가 오늘날 민주당의 모습이다. 윤석열 당선자의 바람직한 변모,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