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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권불 십년

 

[용인신문] 논어에는 공자의 회한 비슷한 대목이 나오는데 노년에 소회를 밝혔다. 전하는 자술서가 그것이다. 논어 위정편 2-4문장에 그 기록을 볼 수 있는데 쉽게 풀어쓰면 이렇다. 나는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었으며, 서른에는 홀로 섰으며, 마흔에는 흔들리지 않았으며, 쉰에는 내가 태어난 이유를 알았으며, 예순에는 누가 뭐라 함에 순하게 넘길 수가 있었으며, 일흔이 되니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한들 크게 어긋남이 없더라.

 

열다섯이라는 상수를 빼고 나면 나머지는 30세부터 70세에 이르도록 10년으로 묶어 정수로 밝히고 있다. 이른바 공자 인생 10년의 법칙을 말하고 있는 거다. 공자는 서른 살 되면 이립이라하여 서라 명한다. 선다는 말은 논어 계씨편 16-13문장에서 답을 찾는다.

 

아버지 공자는 아들 리에게 말한다. 예를 배웠느냐, 예를 배우지 않으면 바르게 설 수가 없다. 그러자 아들은 물러나 “예를 배웠다”고 기록한다. 이와 같은 말을 공자는 논어 마지막 책 요 왈 편 20-3문장에서 또 말하고 있다.

 

예를 모르면 바르게 설 수가 없다. 공자가 죽은 후에 어느 날 쯤인가 하는 날에 나라를 쥐락펴락한다는 위나라 왕손이자 대부인 공손조가 묻는다. “생전의 공자는 누구에게서 배우셨습니까? 그러자 자공은 말한다. “문왕과 무왕의 도가 이미 천하에 이르렀으니 저희 스승님께서는 특정한 선생님은 안 계시고 많은 사람들인 뭇백성에게서 배우셨습니다” <논어자한19-22>.

 

물론 생전의 공자는 요순우탕문무주공의 도통을 이은 분으로 특정 스승이 계시다. 춘추좌씨전 소공 17년 조에 따르면 27세에는 담나라 군주에게 가르침을 청한 적도 있었고, 공자가어 변악편에서는 노나라 악관 사양자에게 음악을 배웠다. 또 논어 서설에서는 주나라 황실 관장으로 있는 노자를 찾아가 예를 묻기도 했다고 기록한다. 공자의 공부기록은 밝히려 든다면 충분히 산견散見된다. 이를 모르지 않는 자공은 왜 이렇게 말했을까. 이 말은 상당히 뼈가 있는 말이다. 나라를 다스리고자 한다면 그런 자는 백성으로부터 처음부터 다시 배우라는 말이다. 벼슬이 높다 하여 그 권력이 제 것인양 함부로 쓰지 말라는 우회적인 말이기도 하다. 권력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권불 10년이다. 권력은 잘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