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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이헌서재
여름과 음악과 그림책

 

 

[용인신문] 덴마크 출신의 작가 안데르센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은 2년에 한 번씩 선정된다. 이 상은 작가의 특정 작품이 아닌 전반적인 작품을 검토해서 선정하기 때문에 받기가 매우 어려운 상이다. 그런 상을 우리 이수지 작가가 받았다. 이수지 작가의 약력을 보면 그의 글로벌 역량이 아주 오래 전부터 발휘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수상은 한국 문화가 이루어낸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의 최근 작품 중 『여름이 온다』는 2022년도 볼로냐에서 열린 아동도서전에서 라가치상을 받았다.

 

『여름이 온다』는 이수지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그림책이다. 음악은 이수지의 상상을 자극하는 또 다른 길이었다. 가족들과 여름날 마당에서 했던 물놀이의 추억이 음악과 어우러져 한 판 마당놀이를 하듯 그림책에 펼쳐진다. 비발디의 ≪사계≫중 여름은 현악기들의 연주에 의해 지면에서 화창한 여름날과 보슬비와 비 바람 천둥 번개와 같은 것들로 변신한다. 거친 선이 주는 비바람이나 독특한 색이 주는 싱그러움이 돋보이기도 한다. 음악에 흠뻑 젖은 등장인물은 여름날 물과 비와 놀이가 하나되어 한판 마당놀이를 보는 듯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그림책은 글과 그림의 리듬을 통해 전해지는 고차원의 감각을 감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언어와 나이 국가를 초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리 작가의 훌륭함을 우리가 먼저 찾아 평가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 작품을 우리가 먼저 알아봐 주는 사회적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