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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영의 숲이야기

봄의 전령사 생강나무

이대영의 숲이야기

 

[용인신문] 산야가 꽁꽁 얼어붙은 낙엽이 추운겨울 눈보라속에 앙상한 가지만 남겨 놓은 곳에 태양의 따스함이 올라갈 때쯤 봄을 알리는 나무가 있으니 회갈색 나뭇가지에 잎도 없이 노란꽃을 피우는 생강나무는 우리 강산의 봄을 알려주는 전령사임에 틀림이 없다.

 

한반도에 넓게 분포하는 녹나무과의 낙엽활엽수로 크게 자라도 3~4m 정도의 관목이다.

 

잎을 따서 비비거나 줄기에 상처를 내면 진한 향을 발산하는데 냄새가 알싸한 생강 내음과 같아서 생강나무라 불리운다.

 

또한 향은 상처를 아물게하는 일종의 소독제와 같은 화학물질로 생강나무의 방어물질이다.

 

어린잎은 돋아날 때쯤 이를 따서 말렸다가 차로 마셨는데 참새의 혓바닥 모양을 닮았다 해서 작설차라 했고 독특한 향 때문에 잎을 쌈으로 먹고 장아찌나 부각을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참죽나무잎과 함께 부각 중 최고로 친다. 씨로는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이나 등잔용으로 썼고 중북부 사람들은 산동백, 개동백으로 불렀고 내가 자란 용인에서도 쪽동백, 동백꽃으로 부른 기억이 난다. 강원도에서는 동백나무라고도 했다.

 

춘천이 고향인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에서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향’ 이런 표현이 생강나무를 말하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생강나무의 껍질을 타박상과 산후풍에, 말린 가지는 복통과 해열, 기침 등의 치료에 썼다.

 

산야의 봄은 생강나무, 마을의 봄은 산수유로부터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최초의 꽃을 피우는 봄의 전령사가 맞다.

 

산수유와 생강나무꽃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혼돈하는 경우가 있는데 쉽게 구분하려면 생강나무꽃은 가지에 바짝 붙어 작은 공처럼 몽글몽글 피고 산수유는 꽃자루가 길어 꽃등 간의 공간이 있으며 생강나무 줄기는 녹색에 매끄럽고 산수유는 줄기가 갈색이며 거칠다.

 

올해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생강나무나 산수유 등 봄에 제일 먼저 피는 꽃으로 한껏 치장된 꽃마을을 만끽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