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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국민이 부여한 권력 잘 사용해야 할 것이다.

 

[용인신문] 사람은 누구를 무론 하고 자신의 무지가 한계로 드러나는 직위까지 이르면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꽤나 불편을 넘어 위험할 수 있다. 그 이른다는 직위가 대통령이라는 직위이고, 또 그 누군가라는 대상이 국민일 때 이보다 고약할 수 없으리라.

 

대한민국 땅에서 대통령을 한다는 것은 곧 “나는 대통령 퇴임 후 감옥 갈 준비가 됐다.”라는 말로 읽히기도 한다. 그만큼 역대 대통령이 퇴임 후 영어의 몸이 된 경우가 흔해서이다. 여기에 대한 세상의 입방아는 청와대가 터가 좋지 않아서라는 쪽으로 분분하다. 요즘이 어느 시대인지 아직도 이런 눈멀고 귀 막았던 깜깜이 시대에서나 먹혔던 그런 말들이 이리도 밝은 시대에 유효한 걸 보면 귀신장사는 망하는 법이 없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가 보다.

 

공자는 말한다. 도가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도를 넓히는 것이다. 옛말에 바르게 산다면 저승사자가 문턱까지 온다 해도 두려울 게 없다는데, 이는 곧 그 사람의 성품의 문제인 것이지 터의 좋고 나쁨의 문제라기엔 너무 그렇지 않은가.

 

사실 청와대는 국민을 향한 봉사의 자리이다. 그런데도 고약하게도 청와대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권력이라는 데 있다. 이러한 권력에는 한가지 금기가 있다. 가까운 사람에게는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에게 엄격하지 않는다면 어찌 되는가. 그 권력은 모래성처럼 무너지게 되어있다.

 

국민으로부터 5년간 대통령으로 명받은 자가 국민에게 봉사로 권력을 쓰기보다는 나와 가족과 측근들의 처리하기 힘든 일을 덮는다거나 해결하는 방편으로 권력을 쓴다면 그때는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서경엔 이런 말이 있다. “천자가 바르면 백성들은 비록 천자를 본 적은 없으나 저절로 천자를 따르며, 천자가 바르지 못하다면 백성들은 천자를 본 적은 없으나 백성들은 천자를 천자의 자리에서 끌어내나니”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이 말에 대한 송나라 태조 조광윤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백성들이 사랑할 것은 제 가족과 친족이 마땅하나 군주가 사랑해야 할 것은 오직 백성뿐이다.” 서경주서 체중지명 편을 쉽게 풀어쓰면 이렇다. 민심은 권력자라 해서 봐주는 법이 없다는 말이다. 고래로 민심의 역린을 건들고 그 끝이 좋은 군주는 없었다. 대통령 자리는 국민이 부여한 5년간의 권력을 잘 사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