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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이리저리 살기보다는 그냥 바르게 사는 게 낫다.

 

[용인신문] 성인 공자를 따르는 학풍인 유가의 기본 덕목은 '수기치인'이다. 나를 닦음이 있고 난 뒤에야 비로소 남을 다스릴 수 있다고  이해되는 말이다. 수기치인은 '인의예지'로 공부되어 지고, 이는 네 개의 구체적인 실천 생활을 강제한다. 인은 ‘측은지심’이며, 의는 ‘수오지심’이며, 예는 ‘사양지심’이며, 지는 ‘시비지심’이다. 곧 일상생활에서 지녀야 하는 측은함과 부끄러움과 사양함과 시비구분의 마음이다.

 

 구도장원공이라 불리는 율곡 이모께서는 격몽요결 서문 초두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공부하지 않는다면 사람 노릇 하기가 어렵다. 이른바 공부라는 것은 일상생활과 벗어나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쉽게 말해서 그때를 살다 가신 우리 선조들의 공부라는 것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것을 본받을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이야 공부가 본받음보다는 지식을 쌓는게 중점이지만, "어디서 뭘 하든지 곧고 바르게 살거라."는 우리네 어머니들이 늘 하시던 말씀이다. 바르게 산다는 게 태산을 옆구리에 끼고 북해를 뛰어넘어야 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던가? 아니다. 그냥 곧고 바르게 살면 되는 거다. 내가 먼저 조금 먹고, 남의 눈에서 눈물 나게 하지 않는다면 누굴 만난들 세상 눈 부라릴 일 없을 것이다.

 

물론 창랑의 물이 맑을때는 갓끈을 씻으면 되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면 될 일 아니냐며 이리저리 눈치껏 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창랑에 사는 어부의 인생인 것이다. 한번은 자장이 “하루 생활 중에서 어떻게 행동하며 살아야 합니까?”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그러자 공자께서는 어려운 듯 쉬운 듯 말씀하시는데 “말은 진실하되 믿음이 있어야 하며 행동은 독실하되 공경함이 묻어나야 하며 만약에 이런 생활이 몸에 뱄다면 오랑캐의 나라에 산다 해도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 그러자 자장은 이 말씀을 자신의 옷에 적어서 들고 날 때마다 읽고 외우고를 반복했다 전한다.

 

논어에 따르면 평소 공자님의 말씀을 단 두 명의 제자만이 기록한 것으로 나오는데 자공과 자장이다. 자장은 자기 수양을 위해 기록했고, 자공은 가르치고 전하기 위해 기록했다. 후학이 감히 우열을 논할 수는 없으나 유명 처세에는 자공이 앞서지만 옳고 바름에는 자장이 조금은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