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도시 브랜딩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는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숙제와도 같다. 인구 110만 명을 넘어선 용인특례시 역시 이러한 고민에서 예외일 수 없다. 그중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아마 시민들의 ‘애향심 제고’ 아닐까 싶다. 용인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용인시민들이 과연 용인을 ‘하나의 용인’으로 체감하고 이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가기에 인프라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우선 현재 용인시 3개 구를 보면 각기 생활권이 다르다. 처인구는 이천과, 기흥구는 수원과, 수지구는 성남과 인접해 있어 용인끼리의 교류보다 인근 지역과의 교류가 더욱 활발하다. 용인이라는 이름으로 각 구가 교류하기엔 교통이 너무 열악하다. 예컨대 처인구와 수지구를 직행하는 690번 버스의 경우 배차 간격이 최소 60분이다.
이러한 교류의 단절은 서로 다른 생활환경과 문화적 배경 탓에 각 구의 주민들이 서로의 차이를 인식하고, 때로는 그 차이를 넘어서지 못하는 편견을 가지게 하기도 한다. 따라서 용인시의 생활권 분리는 단순한 지역 개발의 문제가 아니다. 서로 다른 생활권에 속해 있으면서도 하나의 공동체로서 협력하고 소통할 수 있을 때, 용인시가 단일한 공동체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 간의 일체감을 강화하고, 모든 주민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대중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고, 각 구를 잇는 도로망을 강화하여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것 역시 중요하다.
도시의 일체감 증진은 주민 간의 신뢰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느낄 때, 자연스럽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는 이웃 간의 협력, 자원봉사, 지역 행사 참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며, 결과적으로 지역사회를 더욱 풍요롭고 건강하게 만든다.
또한 도시의 경제적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민들이 지역에 애정을 가지면, 그 도시에 계속 거주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는 지역 내 소비 증가로 이어져 상권이 활성화되고, 지역 경제가 더욱 탄탄해진다.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도 생기며, 이는 로컬 브랜드의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일체감이 강화된 도시는 주민들 간의 갈등도 줄어든다. 각 지역의 특성이나 차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편견이나 갈등은 일체감이 형성되면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해소될 수 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도시 안에서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고, 도시 발전이라는 대의 아래 협력할 때 갈등이 줄어들고, 대신 공감대가 형성된다.
용인이 여태껏 양적 발전을 이뤄왔던 만큼, 앞으로는 도시가 단순히 경제적 발전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로 자리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주민들이 지역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지역 사회의 가치를 공유할 때, 지역 발전을 넘어 주민들의 삶과 질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