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영상물에서 이른바 ‘살아남기’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요리 프로그램, 아이돌 선발, 오지에서 탈출, 심지어 목숨을 건 영화까지 다양하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낙오자가 경험하는 좌절에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는 현실에서 낙오는 더욱 가혹하기 때문일 것이다. 공정한 규칙을 전제로 하는 스포츠 경기에서도 실패의 입장이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휘슬이 두 번 울릴 때까지』는 어린이들의 피구경기를 통해 현실에서 좌절을 경험하는 약자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피구에서 규칙은 간단하다. “휘슬이 두 번 울릴 때까지”, “공으로 상대 팀의 몸을 맞혀 아웃” 시키면 된다. 공에 맞는 사람은 대체로 맨 앞에 있거나, 느리거나, 몸이 불편하거나, 무리에서 떨어져 있거나 실수를 한 사람이다. 때로 같은 편을 인간 방패로 쓰기도 한다. 피구 경기가 스포츠로 존재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강자와 약자로 대비되는 게임과 같은 현실 세계에서는 다르게 해석된다. 사람들은 편을 가르고 상대를 공격한다. 살아남는 사람은 대개가 다른 약한 이들의 희생을 딛고 승리를 쟁취한다. 스포츠는 위험한 상황이 생기면 잠시 중단을 할 수도 있고, 상대방이 다치지 않게 적당한 힘 조절을 하며 함께 즐기며 건강한 몸과 마음을 키우지만 현실은 이와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그림책에서 주인공이 선택한 결말을 보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바를 생각한다. 생존이 중요했던 과거는 이제 정리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