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26일까지 엿새간
서울 혜화아트센터서 열려
100호 대작 수채화 선보여
맑고 투명한 그림 보면 힐링
김 화백, 유년 시절 떠올리며
햇살 속 나부끼는 빨래 사이
사시사철 피어난 꽃향기 담아
용인신문 | 서양화가 김영란 화백의 제35회 개인전이 미술인들의 성지 혜화아트센터 초대전으로 열린다.
‘꽃의지문(指紋)-약동하는 봄’을 화두로 하여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21일(금)부터 26일(수)까지(오픈 행사:22일 오후 4시) 젊음이 넘치는 대학로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회는 봄을 압도하는 100호, 80호 대작을 비롯한 37점의 눈부신 수채화 꽃 그림이 화사함의 극치를 이루는 가운데 새봄에 꼭 봐야 할 전시회로 주목받고 있다. 너울너울 나비가 춤추고, 향긋한 꽃냄새 가득한 화폭 사이를 거닐다보면 그림 삼매경에 빠져들 것으로 기대된다.
김 화백은 오프닝 축하 무대도 정성껏 준비했다. 피아니스트 신은경씨가 드뷔시와 브람스를, 오페라 가수 조장은씨가 memory, 헨델의 리날도를 연주해 꽃과 어우러지는 봄날을 감동으로 물들인다.
올해로 화업 38년에 접어든 김 화백은 변함없이 꽃의 세계를 채색 중이다. 김 화백의 작품은 꽃의 기록이며 꽃에서 피어난 행복이다. 그녀의 붓 끝에서는 연신 풍성하고 탐스러운 꽃송이가 피어나 보는 이들을 흠뻑 매료시킨다.







“사람의 지문처럼 나에게는 꽃이 변하지 않는 지문입니다.”
그녀는 “꽃을 대할 때마다 향기도 설렘도 평생 그대로”라며 “유년 시절부터 꽃이 나에게 지문을 찍어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화지 위에 꽃 세상을 그리며 지문을 꾹꾹 찍어 나가는 그녀의 화폭은 행복의 성지다.
“나는 행복의 본질을 그립니다. 행복의 본질은 아주 가까이에 있어요. 햇살 속에서 나부끼는 가족의 뽀송뽀송한 빨래 속에 있고 사시사철 피어나 향기를 전해 주는 꽃 속에 있죠.”
그녀는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녘 화지 앞에 앉는다.
“창가로 여명이 스며들어 오는 것을 느끼며 화폭과 마주합니다. 곧 온 누리에 빛으로 가득하리라는 예고입니다. 거칠고 두툼한 하얀 아르쉬(Arches) 종이에 꽃의 세계를 구현하는 순간에 색채는 생명을 얻고 화폭 위에서 생동하기 시작합니다.”
하얀 화폭에 수채화 물감이 번지며 한 송이, 두 송이 황홀한 꽃봉오리가 폭죽처럼 터진다.
“수채화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훌륭한 매개체죠. 물감을 물에 풀어 화폭 위를 채색하는 수채화는 동양적인 물성과도 닮아 있어요. 서양에서는 기원전 알타미라 동굴벽화나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 이르기까지 오랜 역사 속에 존재하고 있는 훌륭한 매개체죠. 꽃 그림을 그리기에는 가장 적당한 소통의 재료입니다.”
그녀의 맑고 투명한 수채화 그림 속에는 바람에 나부끼는 하얀 옥양목 빨래가 늘 배경으로 등장해 꽃의 아름다움을 배가시키고 있다.
“하나하나의 선율이 모여 아름다운 노래가 탄생하듯이 나의 붓끝이 스칠 때마다 꽃이 되고 바람에 흩날리는 유년 시절의 뽀얀 옥양목 빨래가 되어 나부낍니다.”
하얀 옥양목과 어우러져 화폭 위를 나는 전통의 색동댕기, 색동저고리도 우아한 꽃 그림의 부귀와 품위를 완결하며 종지부를 찍는다.
“색동댕기를 맨 비단 치마저고리를 입고 싶었던 유년 시절의 꿈이 자주 그림 속에 등장하죠. 어쩌면 행복 속에 부귀와 품위를 함께 꿈꾸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김 화백은 “삶의 유일한 통로이자 흐름이자 행복의 원천이 되어 준 꽃의 향기, 꽃의 언어에 파묻혀 오늘도 화폭 위를 여행 중”이라고 말한다.
김영란 화백은 개인전 34회(1999~2024 KBS, 마루아트센터 등), 그룹전 및 초대전 420여 회(1989년~2024년 예술의 전당, 미 플러튼 등),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2022), 경기 미술대전 심사위원 2회, 나혜석 미술대전·행주 미술대전 심사위원, 경향 하우징 아트 페스티벌 심사위원 외 다수 심사와 용인 예술과학대학교, 그랜드백화점 수채화 강사(1999~2003)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미협 수채화분과 이사, 한국회화의 위상전 자문위원, 김영란 수채화 연구소 대표, 수수꽃다리 갤러리 대표, 봄의 향연 및 매여울 수채화 등 6개 단체 지도교수, 화홍 작가회 회원, 한국 여류 수채화가회 회원 등을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