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요즘 게임은 단지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놀이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밤을 새우며 한 편의 게임을 끝까지 달리는 이유는, 그 속에 ‘나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감정을 설계하는 UX, 즉 감정 중심 사용자 경험이 있다.
과거 게임은 ‘시간을 때우는 오락’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게임은 감정을 나누는 매체로 변모하고 있다. 사용자의 선택이 결과를 바꾸고, 그 결과가 다시 감정을 자극한다. 친구를 구할지, 임무를 수행할지. 선택 하나로 플레이어는 딜레마에 빠지고, 후회하고, 다시 시도한다. 이 순간, 게임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나의 이야기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감정 UX의 정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단지 스토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그 안을 걷고, 보고, 두려워하고, 상실감을 느낀다. 어두운 통로, 불안한 음악, 동료의 비명. 이 모든 요소는 감정을 유도하기 위해 설계된 장치들이다. 기술은 감정 전달을 위한 무대가 된다.
이런 감정 설계는 단순한 재미를 넘는다. 감정을 직접 조작하고 경험하는 게임은 공감 능력을 기르고, 때로는 상처를 보듬는 도구가 된다. 정서 교육, 공감 훈련, 심리 치료에도 게임이 활용되는 이유다. 감정 UX는 게임을 사회적 도구로 확장시키는 가능성의 열쇠다.
우리는 예술을 무엇이라 정의하는가? 인간의 감정을 다루고, 타인과 나누는 것. 영화는 음악과 연출로, 문학은 언어로 감정을 전한다면, 게임은 선택과 상호작용으로 감정을 설계한다. 감정 중심 UX는 그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기술이자 언어다.
게임은 이제 ‘보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는 이야기’다. 디지털 세대는 이 새로운 예술을 살아가고 있다.
감정 UX는 게임이 예술로 나아가는 가장 인간적인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