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년 열두달 공연이 보고프다

  • 등록 2006.12.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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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이하면서 기자들의 발걸음이 매우 분주해졌다. 각 단체들의 송년행사와 불우이웃돕기 행사, 연말결산 보고회 등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하루에도 몇 개씩 예정돼 있는 문화단체들의 공연 때문인 듯 하다.

마치 개학을 며칠 앞둔 초등학생이 밀린 숙제를 해치우듯 한꺼번에 몰려있어 공연의 질이나 내용에 관계없이 챙기기 조차 벅차다.

경제가 어려워서인지 용인시의 문화·예술에 대한 예산이 많이 줄어서인지 일부 공연을 제외하고는 홍보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대다수의 시민들은 어디서 어떤 공연이 열리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기자인 본인도 작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초청장 덕에 예총이나 문화원으로부터 받은 월 계획표를 붙여놓고 봐야만 아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몇몇 행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자신들만을 위한 파티로 끝나 버린다.

얼마전 열린 한 공연에는 관람객이 50여명도 되지 않았다고 하니 관계자외에는 오지 않았다는 소리다.
매번 공연을 마치고 나면 시민들의 호응이 너무 낮았다는 아쉬운 목소리들을 듣곤 한다. 정말 그 이유가 용인시민들의 문화수준이나 문화적 관심이 낮아서일까. 그렇지 않다.

시민들은 언제나 문화적 욕구에 목이 마르다. 그럼에도 외면당하는 이유는 매번 천편일률적인 공연방식과 내용, 단순화된 레파토리 때문이지 않을까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송년을 맞아 시민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하겠다는 예술단체들의 넓은 뜻에 굳이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느 특정한 달에 마치 해치워야 할 숙제를 하듯 치러지는 문화행사 덕분에 자신의 노력과 열정을 쏟은 공연은 외면당하고 정작 예술을 향유하고 즐겨야 할 시민들은 그 기회를 잃어버린다면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때가 아닐까.

어느 놀이공원의 홍보카피처럼 ‘일년 열두달 파티가 있는 곳’. 그것은 바로 우리 예술인들의 손에 달린 것이 아닌가 싶다.
우한아 기자 odnoko@yong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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