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엔 실리적 인물이 당선될 것”

  • 등록 2007.01.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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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소설 토정비결 작가 이재운
소설 토정비결 작가 이재운이 말하는 ‘2007년, 용인, 그리고 문학’

   
 
글·유성민 객원기자 | 사진·김호경 기자

이재운, 과연 그는 2007년을 어떻게 예측할까. 토정비결을 쓴 이지함 선생은 아니지만 ‘소설 토정비결’ 작가의 견해가 궁금했다.
‘소설 토정비결’을 비롯해 ‘칭기스칸’, ‘음양화평지인’, ‘정역’, ‘당취’ 등을 저술한 작가인지라 역사는 물론이고 사상의학과 역학, 명리학, 토정비결 등을 훤히 꿰고 있으니 말이다. 용인에 15년째 살면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이는 작가 이재운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2007년 정해년을 말하다
새해를 맞는 ‘의식(儀式)’과도 같은 토정비결 보기의 즐거움을 떠올리며 그가 보는 2007년은 어떨지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2007년은 실리적이어야 통한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사람들이 실리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기운이 있어 대선(大選)에서 국민들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을 뽑게 될 겁니다. 2002년에는 감정적인 것이 통하는 때였어요. 20~30대 젊은 층이 그 해를 움직였지요. 2007년은 40~50대가 움직이게 될 겁니다. 사람들이 후보들의 면면을 ‘나에게 어떤 이익이 될 것인가’를 기준으로 따져보고 판단하게 되죠. 때문에 이미지 정치는 통하지 않게 될 겁니다. 문화·예술도 마찬가지지요. 감각적인 것 보다 실질적인 것이 중요한 시기에요. 바람몰이가 안 통하죠. 예술작품은 소장가치가 평가될 겁니다.”
혹시 누가 당선이 될지 알 수 있을까.

“누가 될지는 알 수 없죠. 다만 실리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어떤 사람에게 유리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2002년에는 기존에 거론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떠올랐지만 이번에는 큰 변수 없이 예측 가능한 가운데, 현재 거론되는 사람들 중에서 될 겁니다.”

# 아쉬움 많은 용인
그는 용인에 산지 이제 15년이 됐다고 했다. 처음엔 원삼면에 집을 짓고 살다가 지금은 이동면 묵리에서 산다. 그는 출퇴근을 안 해서 어디에 살아도 상관없지만 서울에서 멀리 떠나기도 뭣하다면서 용인이 딱 좋다고 했다.

용인 얘기를 꺼낸지 얼마 안돼 그는 이내 용인에 대한 쓴 소리를 쏟아냈다. 용인의 이미지 개발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처인성은 세계 최강의 군대인 몽골군을 물리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인데 지금 그 곳이 쑥대밭처럼 방치되고 있습니다. 서리 백자요지도 그래요. 여주 이천이 모두 도자기 도시로 성공했는데 용인은 그대로 두다니…. 안성시는 예전에는 포도축제를 했지만 지금은 남사당패 바우덕이를 찾아내 그거 하나로 몰았죠(집중했죠). 처음엔 바우덕이를 선택한 것에 대해 논란도 많았지만 지금은 누구도 반대 안 해요. 바우덕이와 남사당패는 이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이 됐다 이겁니다. 올림픽이 열린 아테네나 월드컵경기가 있던 프랑크푸르트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어요. 안성맞춤의 마패브랜드는 청와대로 들어갑니다. 배, 포도, 한우가 다 그 브랜드로 통합돼 강남 고급 아파트 주변에서 팔리고 있어요. 브랜드를 하나로 집약해서 다 살려낸 겁니다. 용인은 처인성이나 서리백자요지 같은 문화유적이 있어도 그걸 살려내지 못하는 게 참 안타까워요.”

그는 용인시민들을 용인으로 묶어내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인에 이사 왔을 때 15만 명이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76만 명이 살고 있으니 60만 명이 외지에서 온 셈인데 이들을 ‘용인시민’으로 결속시키고, 마음을 뿌리내리도록 하는 작업이 아직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분당사람들은 자신이 성남에 산다고 말하지 않아요. 성남시에서 그들을 끌어안는데 실패한거죠. 용인도 마찬가집니다. 수지나 죽전에 사는 사람들이 자기가 용인 산다고 말하지 않아요. 그러나 일산만 해도 이미지 통합이 잘 됐습니다. 꽃 박람회 등을 열면서 고양시 이미지로 결속할 수 있었어요. 수원도 동수원지역은 옛날에 다 용인 땅 아니었습니까. 그래도 수원으로 통합이 잘 됐죠. 주변의 성공 사례를 보고 잘 연구해야 합니다.”

연이어 독설에 가까운 날카로운 충고들을 쏟아냈다.
“길에 보면 ‘세계최고 선진용인’이라고 붙어있어요. 그것도 고딕체야. 그것 좀 없으면 좋겠어요. 용인이 세계에 내세울만한 게 뭐 있나요? 난개발을 내세울 건가? 예전 브랜드였던 에이스 용인도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잘 해보겠다는 의욕이겠거니 했는데 이건 좀 심해요. 그리고 글씨체라는 것도 얼마나 중요한데. 고딕이라니. 시에서 용인시 이미지를 좀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해요.”

#“문학이 독자를 외면해서는 안돼”
작가적 감수성으로 오랜 기간 용인을 지켜봐온 터인지 그는 그간 느껴온 아쉬움들을 한참 쏟아 냈다.

문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요즘 우리 문학계엔 한 가지 착각이 있어요. 마치 유림들이 유교를 대하는 식으로 독자를 생각 안하고 자기를 뽐내는 문장을 쓰는 사람들이 있죠. 문학이 위기를 맞았다고들 하지만 영국이나 미국, 일본은 지금 문학이 위기가 아니에요. 방송이니 인터넷 때문에 문학이 안 되는 것도 아니죠. 방송이나 인터넷도 재미없으면 안 보는데 짜증나게 쓴 글을 누가 읽나요. 물론 전반적으로 책 판매 부수는 줄고 있지만 드라마나 영화 판권으로 나갈 수도 있거든요. 시대와 공감하지 않는 글은 공허하죠. 지나친 엄숙주의는 문학을 황폐하게 할 수 있습니다. 관객을 무시하는 예술이 뭐 하러 있습니까. 작품 발표는 독자를 염두에 두는 것이고, 그렇다면 그 작품이 시대를 따르거나 시대를 선도해야죠.”

그는 줄곧 집필을 시작한 이래 역사소설을 썼다. 근래 들어 발표한 ‘부자(富子)’ 같은 소설에서만 시대적 배경을 현대로 옮겼다. 혹시 관심이 역사에서 현대로 바뀐 것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라고 했다. 주제가 있는 얘기라면 시대와 상관없이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사랑이야기는 자신이 없다며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소설가’를 넘어선 팔색조
‘소설 토정비결’을 쓴 때가 31살이었다고 했다. 그 젊은 이재운에게 사람들은 사주와 운명을 묻기 시작했고, 그는 그때 사주연구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3만명의 사주를 통계내고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지만 그는 그 프로그램을 ‘버렸다’. 사주가 같아도 운명이 너무 다른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운명이란 게 어딨습니까. 최선을 다하는 거죠. 어떤 상황에서 포기하면 그렇게 사는 것이고 아니면 다르게 사는 것입니다. 성격이 운명을 만드는 거에요.”
다만 그렇게 사주 연구를 거듭한 끝에 ‘바이오코드’라는 성격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사주 가운데 성격에 대한 부분을 추려낸 것이다. 바이오코드는 학습지도나 진로 지도를 하는 상담가를 위한 학습지도 프로그램이다.

직접 프로그램 개발까지 밀고 갔다는 얘기가 소설가에 대한 선입견을 확 뒤집는다. 그는 역사소설가와 프로그램 개발자라는 이름 외에도 어휘연구가, 한국지식문화재단 이사장, 용인시처인구선거관리위원회 위원 같은 직함도 가지고 있다.

그의 기획에 의해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이 나왔고 한국지식문화재단에서는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 사업과 독서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 선관위 위원으로 용인에 대해 귀를 열고 있기도 하다. 그렇게 바쁘지만 본업인 소설도 빼놓지 않았다. 보름 전 『하늘북소리』라는 작품을 펴냈는데 제법 반응이 좋다고 한다. 그는 2007년을 어떻게 보낼까.

“바이오코드 관련해서 교육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지금 작업중인 소설들 써야죠.”
2007년에도 독자들이 공감하는 작품들을 기대해 본다.
용인신문 기자 webmaster@yong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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