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깨우는 전령사, 복(福)과 장수(長壽)를 가져다 주는 식물

  • 등록 2007.02.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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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영의 들꽃 이야기 / 복수초(福壽草)
심장병을 다스리는 명초…눈속에서 피는 꽃

   
 
글/사단법인 한국들꽃문화원 원장 박시영

# 봄을 알리는 노란색 꽃
우주의 창을 열고 맨 먼저 우리에게 다가서는 생명의 시작 복수초(福壽草). 얼음새 꽃이라 먼저 말하고 싶어요. 얼마나 그 이름 예쁩니까. 얼음새 꽃, 눈색이 꽃.

소복이 쌓인 하얀 눈 속에 따뜻한 원색의 노란 얼굴을 살포시 내밀어 속삭이는 눈 속 사이. 얼음 속살 사이로 핀 복수초, 얼음새 꽃.

얼마나 예쁜 짓을 하는지 태양이 얼굴을 만져야 그제서야 예쁜 짓을 하며 꽃잎을 활짝 열어주는 재롱도 핍니다.
자기 예뻐하는 것은 알아서 태양이 움직이는 곳을 따라서 함께 고개를 돌려 애교 섞인 황금의 빛을 발하니 곁에서 보는 사람의 마음인들 얼마나 자지러지겠습니까?

흐린 날에, 혹은 태양이 나무에 가린 곳에서는 자신의 마음을 대지위에 펼치지 않습니다.
아주 이른 봄 곤충들이 추위를 못 이겨 복수초 꽃 판 위로 모여드는 이유를 아시나요. 과학적인 근거에서도 복수초는 스스로 많은 열을 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복수초의 사진을 보게 되면 항상 눈속 사이에서 샛노랗게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복수초가 자정의 열로 눈을 녹이기 때문에 그 주변엔 눈이 한 움큼 가시고 노란 꽃만이 얼굴을 내밀고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 추운 늦은 겨울날 필자가 눈 속을 헤집고 뿌리를 깨내어 손에 쥐어보니 따스함이 전해 오면서 하얀 김들이 쥐고 있는 손 주변을 휘감아 맴돌고 있었습니다.

복수초 꽃판은 따뜻한 아랫목이지요. 그래서 많은 곤충들이 놀러와 차가운 몸을 녹이고 갑니다. 덕분에 복수초는 수정을 하고요. 노란빛이 유난히 더 나는 것은 형광을 띠어서인데 미나리아제비 꽃 또한 이리 유난히 밝습니다.

부지런한 복수초가 햇빛을 모아 눈을 녹이면서 이내 봄은 수선을 떨기 시작하지요. 깊은 산속의 눈과 얼음이 방울방울 녹아 계곡으로 떨어져 흘러내려 수다스런 냇물이 되여 온 산을 돌아 다니며 흔들어 깨워 봄을 알리지요. 이래서 봄을 알리는 전령사로서 밝고 따뜻하고 열매를 기대하게하는 희망의 힘을 사람에게 실어주고요. 외국에서는 복(福)과 장수(長壽)를 가져다 주는 식물이라 하여 음력 정월에 이 복수초를 주고 받음으로서 건강한 한해를 서로에게 기원하고는 하지요. 저희들도 이러한 것은 이어져 내려갔으면 좋겠어요.

어둡고 춥고 힘든 고난의 대지를 뚫고 강인한 생명력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니 생명의 존귀함을 일찍이 보여주는 교훈의 의미가 있어, 우리는 이 야생화를 이르러 복(福)과 수(壽)를 함께하여 복수초(福壽草)라 하는 것입니다.

눈 속에서 피는 연꽃이라 하여 설연화(雪蓮花)이라 하기도 하고, 눈과 얼음을 뚫고 나와 꽃을 핀다하여 눈색이 꽃, 또는 얼음새 꽃 이라 하지요.
많은 이들이 원년의 새 희망과 복과 건강을 기원하기위하여 이 야생초의 이름을 원일초(元日草)라 부르기도 하지요.

# 신방병과 이뇨작용에 효험
새해를 새로 시작할 때 피는 꽃이라 원단화라 하구요, 복풀이라 하기도 하는데 새해에 복을 많이 받으라는 의미가 있고요. 미나리아제비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수줍어 나무가쟁이 그늘 밑에서 잘 자라는 한 뼘 실히 자라는데 어찌 보면 당근잎사귀와 길쭉한 줄기 또한 흡사하지요. 뿌리는 짧고 굵으며 잔뿌리가 많이 달려 있습니다. 눈 내리는 날에 뿌리를 감싸 쥐어 보면 지긋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이른 봄부터 늦은 봄까지 가지 끝에 꼭 한 개씩 빛이 빛나는 황금색의 꽃이 피는데 그 선명함이 남 다르지요. 형 광의 빛을 띠거든요.

약 열두 장의 꽃잎 살들이 황금색을 빛내며 태양을 졸졸 따라 다니지요. 이른 봄 부지런한 열정으로 자신을 불태워서인지 한 여름이 오시기전에 복수초는 그 푸르른 대지를 양보하고 땅속으로 숨어들어 갑니다. 게으른 식물처럼 이내 푹 잠을 자다가 이듬해 또 제일 먼저 일어나서 부지런을 떨지요. 참 묘한 자연의 원리이지요. 녹음이 우거진 풍성한 숲을 양보한다는 것이 정말 신기해요.

형칠이라는 아름답고 훌륭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모든 것의 넉넉함을 한 몸에 지닌 효심 깊은 영자낭자의 눈에는 그 청년의 빛나는 눈동자에 반사되기를 늘 원했지요. 어느 날 사냥을 나갔던 그 청년이 멧돼지한테 물려 목숨이 위태로워 졌습니다. 그러나 듬직한 형칠이 청년은 당당히 피를 뚝뚝 흘리며 영자낭자가 있는 발치까지 와서야 이내 죽고 말았습니다. 이듬해 그가 흘린 핏자국마다 유난히도 빛이 나는 황금의 노란색 꽃이 피였습니다. 그 뜨겁고 당당한 열정의 피는, 그대로 뿌리 속에 담겨져 지금껏 한겨울을 녹이는 뜨거운 야생초로 자라고 있습니다. 그들의 사랑은 지하와 지상에서 이로워지니 형칠이 청년은 있는 힘을 다해 제일 먼저 대지를 열고 나와 영자낭자를 본 뒤, 이내 땅속에서 다음해를 뜨거운 열정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복수초는 심장병의 묘약입니다.

복수초의 맛은 씁니다. 성질은 그저 온순한 편이구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강심작용과 진통효과의 뛰어난 효험으로 심장병을 다스리는 명초로 손꼽았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신경쇠약이나 숨 가쁨에 적용해 왔지요. 전초를 은은한 불에 오래 잘 다스려 우려서 매일 적당량 드시면 분명 심장병에는 효과가 있었으니까요. 복수초에는 아도닌이라는 강심제의 원료가 들어있어 진통 강심 이뇨에 효험이 있는 것이지요.

이뇨 작용이 강해 소변이 잘 안나오거나 몸이 붓거나 복수가 찬 데는 적용할 만 한 것입니다. 허나 주의 할 것은 복수초에는 독이 있어 주위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법제를 꼭 해야 하지요. 관절염이나 신경통에도 효험을 볼 수 있습니다. 많이 드시면 위험하니 꼭 적게 드셔야 합니다. 꽃망울이 볼 살 만큼 나올 때 뿌리를 캐다가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순도 높은 소주를 넣고 백여 일 두었다 하루에 반잔씩 두 번을 드시면 웬만한 심장과 신징질환 이뇨에는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너무 많이 마시며 혼수상태가 오니 절대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듬해에는 가까운 분들에게 복수초를 선물하시여 복과 건강을 함께 나누는 전통을 만들어 가도록 하십시다.
용인신문 기자 webmaster@yong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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