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차광망을 씌워 검게 보이는 비닐하우스 6동은 주위의 비닐하우스보다 훌쩍 높게 보인다. 버섯을 키우기 위해 환경적인 이유로 높게 지어졌기 때문이다.
이곳 버섯농장의 이재웅 대표는 원삼면 학일리 토박이로 지난 1986년에는 한우를 기르는 축산 농가였다.
그 후 1992년에는 한우를 육계로 전환하여 약 10여 년간은 닭 키우는 일에 종사했다. 하지만 계사가 도로개설로 인해 도로공사에 수용되면서 버섯농사를 생각하게 됐다.
동네에서 4-H활동을 하면서 농촌의 소중함을 알고 농촌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달랐던 이 대표는 1992년에 농어민 후계자(현 농업경영인)가 되었으며 2003년에는 마을의 이장 일을 맡아보게 된다. 이때부터 버섯에 관한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원목을 이용한 표고버섯을 생산했다. 약 3년간 원목 표고버섯을 생산하던 이 대표는 무거운 원목을 이용하기 보다는 가벼운 톱밥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2006년에 1만 5000여 개의 톱밥배지를 구입하여 버섯농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버섯은 생각대로 잘 자라주지 않았다. 구입했던 1만 5000여 개의 배지를 모두 실패로 끝낸 이 대표는 2008년에 마음을 재정비하여 새롭게 톱밥배지 표고버섯농사에 도전했다.
1만 4400개의 톱밥배지를 구입하여 정성을 들인 결과 지난 한해에만 6~7회의 수확을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적당한 수분을 유지하려면 하루 4~5회의 분무 등 정성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한시도 마음을 놓은 적이 없을 정도였다.
이 대표는 “모든 작물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버섯은 기르는데 잔손이 많이 간다”며 “버섯의 상품 품질은 농사짓는 주인이 어떻게 정성을 들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즉, 키우는 사람의 정성여하에 따라 생산된 상품의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원목으로 표고버섯을 생산할 때는 무거운 원목을 다루기 때문에 부부가 함께 일이 많았다”며 “하지만 톱밥배지는 가볍기 때문에 부인의 일이 많아졌다”고 은근히 부인의 노고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는 4만 8000개의 배지를 구입해서 현재 정성을 들이고 있다.
본격적인 수확은 8월 중순이후부터 이므로 지금은 버섯종균이 톱밥배지에 제대로 자리 잡도록 적당한 수분조절과 종균을 운동시키는데 전념하고 있다.
생산된 버섯은 전량 가락시장으로 출하되는데 가끔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손님에게도 양은 적지만 판매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가락시장에서는 우선 품질이 좋아야 하므로 그동안 품질향상에 최선을 다 했다”며 “이제부터는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그를 위해 앞으로는 톱밥배지도 직접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일반 작물들은 씨앗을 심어서 상품을 만드는데 비해 버섯은 균을 접종해서 상품을 만든다.
이 대표는 “버섯의 가장 큰 적은 푸른곰팡이”라며 오늘도 배지에 옮겨진 푸른곰팡이가 없는지 확인하러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