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야구단 창단, 지역사회와 팬들에 기여해야

  • 등록 2011.02.28 12: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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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와 생활야구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공생관계다. 프로야구가 팬들과 밀접할 수록 생활야구 저변이 확대되기 때문이다.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이 확정됐다. 리그전을 치르자면 짝을 맞춰야 하니 제10구단 창단도 눈앞에 성큼 다가온 것이다. 구단별 연간 손실액이 50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연간 120여 게임이 3시간 넘게 중계되는 것을 고려하면 광고이익을 크게 내고 있는 셈이다.


엔씨소프트의 창단은 다른 구단과는 남다르다. 80년대초 제5공화국 국민유화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프로야구 창단은 재벌그룹에게 할당된 것이었다.


그 이후 창단된 구단은 경제사정으로 구조조정에 이르게 된 구단을 홍보용으로 인수해 창단한 경우였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회장은 창단 이유로 “우리가 청소년을 골방에 가두었다. 탁 트인 그라운드로 젊은이들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가슴 뭉클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김택진 회장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매출액이 적은 모기업이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겠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 “우리는 100년 이상 프로야구 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 흑자 내는 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는 단호한 입장을 개진했다.


엔씨소프트에 바란다. 팬을 새롭게 대해 주었으면 한다. 팬을 구단의 주인으로 모셨으면 한다. 단순한 구장수입의 원천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 팬을 유명선수 따라 다니는 동원대상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
첫째, 구단행정을 혁신하라고 권고한다. 우천으로 취소된 게임을 다음 날 2경기 연속해 치르면서 (일명 더블헤더게임) 제1게임만을 보고 귀가하려는 팬에게 2경기 입장권을 모두 구입해야 입장시키는 만행을 저지르지 않았으면 한다.


구단직원은 항변할 것이다. 제2경기까지 다 보고 갈 경우 어떻게 하느냐고. 필자의 경험은 남다르다. 배나 비싼 지정석을 구입했던 것이다. 지정석이란 글자 그대로 좌석번호가 부여된 입장권 아닌가. 확인해야 할 의무가 구단직원에게 있음에도 팬에게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것인가.


필자는 3장 구입해야 할 입장권을 6장이나 사고도 약속 때문에 제2경기를 관람하지 못 한 좋지 못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둘째, 구단경영에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으면 한다. 사회적 기업 창출이 그것이다.
야구장에 가면 유명브랜드 편의점과 치킨점을 보게 된다. 굳이 도식적으로 유명브랜드 입점만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오히려 엔씨편의점, 팬들의 입장에서는 엔씨치킨이라고 이름 붙이면 더 사랑스럽지 않을까. 편의점과 치킨점을 지역의 사회적 기업에 개방하고 이윤을 낸 사회적 기업이 일정한 이익금을 적립해 또 다른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데 기여한다면 프로구단 창단 자체가 사회적 기업의 출발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팬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을 운영해 보았으면 한다. 팬들이 입장권 판매 자원봉사를 하면 자원봉사 비용을 저소득층 청소년야구관람권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넷째, 친환경야구장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태양광으로 야간경기용 전력을 생산해 보는 것이다. 전기를 만드는 자전거 패달을 만들어 일찍 야구장에 나온 팬이 관람용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응원용 스틱방망이를 생분해성 재료로 만들어 환경에 기여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자전거도시를 표방한 창원시의 정책을 뒷받침 해 자전거를 타고 경기장에 온 관객 수에 100원씩을 적립해 바다환경을 건강하게 하는 환경기금을 조성해 보는 것이다.


다섯째, 팬을 위한 구장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맨유에는 맨유박물관이 있다. 유명선수의 실물플레이모형이 있다. 그저 선수사진만 덜렁 붙여놓지 말자는 얘기다. 인천의 문학경기장VIP석은 없어서 못 팔고 있다. 가족과 연인과 고객을 모실 수 있는 특별공간을 만들었으면 한다. 외야석에 풀장도 만들어 보았으면 한다. 야구장 주변을 숲으로 만들어 보았으면 한다. 그렇게 해서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3대가 야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3억3000만명에 이르는 팬을 보유한 세계적인 축구일류기업 맨처스터유나이티드의 브랜드가치는 2조 5000억원에 이른다. 미국의 뉴욕양키즈의 브랜드가치는 1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사람을 기쁘게 하며, 지역과 세대를 소통시키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스포츠 브랜드를 탄생 시킬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의 유쾌한 도전을 지켜보자.

정재헌 팀장 기자 edreamkore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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