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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반도체 산단 ‘호남 이전론’ 갈등 격화

이상일 시장, 김성환 기후부장관
안호영 의원에 ‘무제한 토론’ 제안
국가 경쟁력 갉아먹는 논란 지적
“지산지소 주장 국민 앞에서 검증”

용인신문 | 용인시 처인구 이동‧남사읍에 조성되는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지역 정치권과 정부 일각에서 ‘전력의 지역 생산·소비(지산지소)’ 원칙을 내세워 반도체 산단의 지방 이전론을 확산시키자, 이상일 시장이 해당 주장을 펼쳐온 핵심 인물들을 향해 ‘1대 2 무제한 공개 토론’이라는 초강수를 던진 것.

 

이상일 시장은 지난 31일 시청 브리핑 룸을 방문,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용인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한 무제한 토론을 공식 제안했다.

 

앞서 이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공개 토론을 제안한 바 있다.

 

이 시장이 전면에 나선 이유는 최근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이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시장은 김 장관이 국가산단 2단계 전력 공급 계획에 서명을 미루며 “용인에 전력을 집중 공급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이전론에 불을 지폈다고 비판했다.

 

또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추진 중인 ‘4대강 보 해체·개방 수질 예측 용역’이 현실화 되어 여주보가 해체될 경우, 원삼면 SK하이닉스 클러스터의 용수 공급이 중단되는 ‘셧다운’ 사태가 올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 시장은 “이미 4조 원 이상이 투입된 국가전략사업을 정치적 논리로 흔드는 것은 국가 경제에 대한 사형선고와 같다”며 “지방 이전론과 지산지소 정책의 타당성을 국민 앞에서 당당히 겨뤄보자”고 촉구했다.

 

■ 안 의원, 출마 선회… 제안 수용 ‘이목’

이번 토론 제안의 최대 변수는 안호영 의원이다. 안 의원은 그동안 용인 반도체 생산 라인 일부를 새만금 등 호남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지역 정가에서는 안 의원이 전북도지사 선거를 겨냥해 호남 민심을 자극하려는 전략으로 반도체 이전론을 활용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안 의원은 지난달 31일 이 시장의 토론 제안 직후 국회 위원장직 유임과 도지사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는 듯한 행보를 보여 토론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전북 정치권의 돌발 변수가 판을 뒤흔들었다. 현직인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이른바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 중앙당에서 전격 제명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

 

상황이 급변하자 안 의원은 즉각 입장을 번복했다. 그는 지난 2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기환노위원장직 사퇴와 함께 전북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은 “김관영 도정의 성과는 계승하되 부족함은 채우겠다”며 출사표를 던졌고, 제명된 김 지사와의 정책 연대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호남권 표심 결집에 나섰다.

 

■ 경기도·전북도민 촉각… ‘전국 이슈’ 부상

안 의원이 도지사 선거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이 시장의 토론 제안은 이제 개인 간의 논쟁을 넘어 ‘수도권 대 비수도권’, ‘미래 산업 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대형 정치 이슈로 확산될 조짐이다.

 

실제 최근 중부일보가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경기도민 96.7%, 용인시민 97.8%가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에 공감했고, 용인시민 78.2%, 경기도민 58.6%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당초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이 도지사 후보로서 자신의 핵심 공약이었던 ‘반도체 호남 이전론’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 시장의 토론 제안을 수용할지, 아니면 선거 일정 등을 이유로 회피할지에 지역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시장은 “두 분이 논리에 자신이 있다면 토론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국가 경제의 핵심 축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표류하게 될 것인지, 이 시장의 토론 제안에 대한 안 의원과 김 장관의 답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상일 용인시장이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호남 이전론과 관련 전북도지사에 출마한 안호영 국회의원과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에게 무제한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열린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사수 시민대책위 발대식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