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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 / 최서진

진통제

            최서진

 

 

소리가 들리지 않는 다큐멘터리를 본다

귀를 막아도 들리는 소리가 있어

빗방울 하나 주워 들고 파도 소리를 듣는다

 

날개를 갖지 못한 새는 모두 꽃이 될까

수국이 지면 장마가 오는 이유

모란이 가고도 다시 모란이 오는 이유

어둠을 모아 흰나비로 날려 보내야 하는 이유

 

꽃자리마다 숨겨 둔 슬픔이 있어

열꽃이라는 말에는 뜨거움과 서늘함이 함께해

 

머리끝까지 이불을 덮어쓰고 지워지고 싶은 날

스스로 제온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어

바다거북이처럼

 

폭염이 유난했던 하루가 서쪽 하늘에 펼쳐진다

꽃을 실은 바람이 불어 구름이 잠깐 흔들리고

 

오늘부터 빨강 구름을 믿으려고 해

해열진통제를 먹고

이마를 가만히 짚어 본다

 

해열 진통제를 보면 이마를 짚어 주던

한 사람이 떠오르고

 

오늘의 장보기 리스트, 따뜻한 아이스크림


 

 『지구의 모든 저녁이 모여 있는 곳』 (파란 , 2026년)중에서. 

 

2004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아몬드 나무는 아몬드가 되고]외 3권. 김광협문학상, 발견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