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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편입학 시험과 새로운 삶의 길

김종성(소설가, 전 고려대 문화창의학부 교수)

 

용인신문 | 학사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시험에는 신입학과 편입학이 있다. 신입학은 정시와 수시를 통해 입학할 수 있고, 편입학은 편입학 시험을 통해 입학할 수 있다. 편입학에는 일반편입학과 학사편입학이 있다. 일반편입학 시험은 4년제 대학 2년 이상 수료했거나 그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지원할 수 있고. 학사편입학은 학사학위를 취득했거나 그와 동등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지원할 수 있다.

 

대학편입학 시험의 시작은 일제 강점기 때 시행된 경성제국대학의 편입학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화여자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학과에 선과생으로 편입학하여 졸업한 신진순은 북한의 저명한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장편소설 『산천의 새 역사』‧ 『남녘마을 아이들』, 시집 『은혜로운 품』 등을 출간했다.

 

8·15해방 이후 대학편입학 시험에 합격하여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저명한 문인으로 소설가 조세희, 소설가 천승세, 소설가 김원일, 문인이자 연세대 국문과 교수였던 이가원, 시인이자 고려대 영문과 교수였던 김종길 등이 있다. 대학편입학 시험을 거쳐 학부 과정을 마치고 대법관이 된 인물도 있고, 서울특별시장이 된 인물도 있다. 대학교 교수가 된 인물, 도지사가 된 인물 등 수많은 인물들이 대학편입학 시험을 통해 새로운 삶의 길을 개척했던 것이다.

 

대학편입학 시험은 신입학 시험과 달리 입학 정원이 많지 않았다. 특히 서울대는 사실상 일반편입학 시험을 시행하지 않았고, 학사편입학 시험도 선발 인원이 극히 적었다. 고려대와 연세대도 편입학 시험을 시행해 왔으나, 지원자가 편입학 시험에 합격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반편입학은 중도에서 학업을 그만두는 학생이 생기는 등 빈 자리가 생겨야만 시험을 실시했고, 학사편입학은 학과별로 아예 뽑지 않거나 선발하더라도 1명〜5명 가량 선발했다. 그러나 근자에 이르러 편입학 모집 인원이 대폭 늘어나는 등 대학편입학 시험의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 온 것이다.

 

한국방송통신대학, 사이버대학, 학점은행제, 독학에 의한 학위취득 시험을 거쳐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일반대학원이나 특수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있다. 개인적인 환경이 일반대학에 편입학할 형편이 된다면 대학원 입학 시험 준비보다 편입학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이 삶의 길을 새롭게 개척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신입학을 하였든, 편입학을 하였든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학부 과정을 이수하는 것은 삶의 길에서 중요하다.

 

원격대학인 한국방송통신대학과 사이버대학에 재학중이거나 졸업한 학생들, 학점은행제로 학사학위를 취득한 사람, 독학에 의한 학사학위 시험에 합격하여 학사학위를 취득한 사람들도 일반대학 출신들처럼 일반대학의 편입학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처해 있는 환경은 녹녹하지 않다. 그나마 한국방송통신대학은 일정한 규모의 시‧군에 지역 학습관이 있어 그곳에서 수험 정보를 얻거나 공부를 할 수 있지만, 사이버대학에 재학중이거나 학점은행제 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들, 독학에 의한 학사학위 취득 시험을 준비중인 사람들은 그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110만 용인특례시민들 가운데 일반대학이라는 이름의 성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원격대학을 비롯한 일반대학이 아닌 과정을 통해 학사학위를 취득하고자 하는 성문 밖의 사람들도 많으리라 추산된다. 용인특례시는 이들을 위해 학습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편입학 시험을 준비하는 성문 밖의 사람들이 성문 안으로 들어가 새로운 삶의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도서관이나 평생교육관 같은 곳에 대학편입학 관련 자료와 서적을 배치하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