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 망각은 신의 선물이라는 말처럼 삶 속의 상처는 서서히 잊혀지기 때문에 다가오는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그런데 어떤 상처는 트라우마가 되어 우리 인생에 제동을 걸기도 한다. 이꽃님의 『내가 없던 어느 밤에』는 10년 전 친구의 죽음이 삶을 가로막은 세 학생들의 이야기이다.
10년 전, 가을과 유경, 봄이는 신나게 놀던 아홉 살 친구들이었다. 어느 저녁 무렵 가을이는 더 놀자는 봄이에게 집에 가라며 돌려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후 가을이는 봄이가 부모의 학대로 추위 속에서 죽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10년이 지나고, 고3 수험생이 된 가을이는 교통사고에서 무사히 살아난 후 봄이 때문에 자신의 삶에 오랫동안 문제가 있었음을 인지한다.
이 작품은 아동학대가 한 개인에게 미치는 트라우마 뿐 아니라 온 동네에 미치는 영향까지 확대해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은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죄책감에 시달리며 자신의 삶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내 자식만큼은 아프지 않게, 힘들지 않게 하겠다는 어른들의 왜곡된 사랑은 진실을 감추려고만 한다. 그래서 트라우마 증상으로 불안한 아이들이 오히려 마음의 벽을 더욱 공고히 쌓게 만든다. 이 소설의 배경 속 문 닫은 테마파크 판타지아는 이러한 아이들의 마음을 보여주듯 어둠 속에 굳게 닫혀 있다.
어른들이 감추려고만 하는, 잊으라고 하는 사건은 정말 잊혀지는 편이 더 나을까? 4월은 유독 우리에게 잊으라고 강요되는 사건 사고가 많은 달이라 이꽃님의 소설이 특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