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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강남대학교 개교 80주년, 달려온 80년 달려갈 100년… 4차 산업혁명 산실 도약

윤신일 강남대학교 총장

 

 

초교파 평신도 보편교육 기치 ‘중앙신학원’ 출발
1989년 4년제 종합대학 승격… ‘경천애인’ 외길
황금찬·문익환·문동환 등 깨어있는 제자 양성
복지 인재의 메카… 만학자전형 지역 리더 키워
AI·로봇·IoT 기술+복지 ‘Wel-Tech’ 융합 교육

 

용인신문 | 지난 4월 17일, ‘함께 한 80년, 함께 할 100년’을 슬로건으로 성대한 기념식을 마친 강남대학교는 이제 대한민국 사회복지 교육의 메카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복지·ICT 융합’ 선도대학으로 제2의 도약을 선포했다. 용인신문은 지난 22일 미국 주립대학에서 학자로서의 길을 걷다 대학의 부름을 받고 돌아와 지난 28년간 강남대학교의 현대사를 진두지휘해 온 윤신일 총장을 만나, 개교 80년 역사의 소회와 다가올 100년을 향한 ‘NEW VISION 강남’의 청사진을 깊이 있게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80년의 험난한 여정, ‘시련’을 ‘도전’으로 바꾼 역사적 자부심

윤신일 총장은 강남대학교의 뿌리가 지닌 역사적 무게감을 먼저 언급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강남대학교는 해방 직후인 1946년, 어떤 교단에도 얽매이지 않는 초교파 평신도 보편교육을 기치로 내걸고 ‘중앙신학원’으로 출발했다.

 

“우리 대학은 경기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하나로, 1946년 개교한 주요 국립대학들과 그 역사를 나란히 한다”며 대학의 정통성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1945년 9월 1일부터 개교 준비를 시작했으나, 당시 여러 교단의 이해관계 속에서 정식 개교는 1946년 4월 20일이 되었다는 비화도 덧붙였다.

 

하지만 그 80년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1950년대 6.25 전쟁 당시에는 제주와 부산, 대구에서 전시 분교를 운영하며 교육의 끈을 놓지 않았고, 1960년대 군사정부 시절에는 반정부 활동을 우려한 정권에 의해 폐교와 재개교를 반복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윤 총장은 특히 1989년 4년제 종합대학으로 승격되기까지의 험난했던 과정을 회상했다. 당시 ‘사회사업’이라는 명칭이 사회주의와 혼동된다는 이유로 박정희 대통령 시절 무려 18번이나 승격 서류가 반려되는 정치적 핍박을 받기도 했으나, 강남대학교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는 창학 이념을 단 한 순간도 놓지 않았다.

 

■ 한국 현대사의 거목들이 머물던 ‘실천적 지성의 요람’

강남대학교의 교정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장소를 넘어, 한국 현대사의 위대한 지성들이 숨 쉬던 곳이었다.

 

윤 총장은 “우리 대학의 강단에는 시대의 아픔을 함께했던 훌륭한 스승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국 시문학의 거장인 황금찬 시인이 이곳에서 제자들을 가르쳤고,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문익환 목사와 문동환 목사 형제도 이곳에서 교편을 잡으며 학생들에게 시대적 의식과 인간 존중의 정신을 심어주었다. 또한 한국 해방신학의 선구자인 안병무 박사 역시 강남대학교 출신이자 초대학장을 지낸 인물로, 대학의 진보적이고 실천적인 학풍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거장들의 헌신은 강남대학교가 단순히 학위만 주는 ‘실물’ 대학이 아니라, 사회적 사명감을 지닌 인재를 배출하는 독보적인 ‘실체’가 되는 토양이 되었다.

 

■ 미국 주립대 교수에서 강남대의 비전을 세우기까지

학자로서 안정적인 길을 걷던 윤신일 총장이 강남대학교와 인연을 맺게 된 배경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그는 본래 미국 켄터키 주립대학교(University of Kentucky)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미국 학계에서 인정받는 학자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나 대학의 새로운 변화와 도약이 필요했던 시기에 주위의 간곡한 요청을 받고, “잠깐만 도와주겠다”는 마음으로 고국 땅을 밟았다.

 

당시 42세라는 젊은 나이에 총장직을 맡게 된 그는 미국에서의 선진적인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강남대학교의 체질 개선을 주도했다. 대학의 경영 사정이 쉽지 않았던 시절부터 그는 “외형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대학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그 본질적인 목표가 없으면 안 된다”는 신념으로, 빚 없는 무차입 경영과 실무 중심의 교육 체계를 확립해 왔다. 윤 총장은 “사명감을 가지고 오신 훌륭한 교수님들과 그분들께 배운 의식 있는 학생들의 에너지가 오늘의 강남대를 만든 힘”이라고 회고했다.

 

■ ‘대한민국 사회복지의 표준’과 ‘강남’ 지명의 비화

강남대학교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복지’다.

 

윤 총장은 “80년대 이전만 해도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회복지사의 60~70%가 강남대 출신이었다”며, 현재까지 약 15만 명에 달하는 사회복지 자격증 소지자 중 강남대가 배출한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을 강조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부촌으로 상징되는 ‘강남’이라는 지명과 우리 대학의 이름 사이의 상관관계다. 대학이 서울 대치동 부지를 확보하고 ‘강남사회복지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초반으로, 당시 이 지역의 행정 지명은 ‘영동’이었다. 즉, 행정구역상 ‘강남구’가 생기기 전부터 대학이 먼저 ‘강남’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것이다. 윤 총장은 “한강 이남에 최고의 대학을 만들자는 선배들의 의지가 담긴 이름이었는데, 어쩌면 우리가 오늘의 ‘강남’이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데 일조했을지도 모른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 용인과 함께 호흡하는 지역 밀착형 교육과 RISE 혁신

강남대학교는 1980년 용인으로 터전을 옮긴 이후, 지역 사회의 발전과 궤를 같이해 왔다. 특히 ‘만학자 전형’은 공부의 시기를 놓쳤던 지역 리더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를 통해 이정문, 김학규 전 용인시장 등 수많은 용인의 지도자들이 강남대학교에서 수학하며 지역 발전의 초석을 다졌다.

 

현재도 강남대는 경기도 및 용인시와 협력하여 RISE 사업(지역 혁신 중심 대학 지원 체계)에 핵심 대학으로 참여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발맞추어 ‘전자반도체공학부’를 신설하고, 산학협력을 통해 현장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또한 장애 학생 교육을 지원하는 용인강남학교 운영, 용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및 구갈어린이집 위탁 운영 등 대학의 인적·물적 자원을 지역 사회와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윤 총장은 “용인시의 사회복지 예산이 시 전체 예산의 절반에 육박하는 만큼, 우리 대학의 전문성이 용인시를 선진 복지 도시로 만드는 데 기여할 부분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 ‘Wel-Tech’ 기반의 글로벌 강소대학과 5차 산업혁명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의 위기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서 윤 총장은 ‘내실 있는 강소대학’으로의 생존 전략을 명확히 하고 있다. 단순히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대학 경영 전반에 ‘강남형 ESG 경영’을 정착시키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사람을 향하는 기술(Human-Tech)’을 가르치는 것이 강남대만의 경쟁력이다. AI, 로봇, IoT 기술을 복지에 접목한 ‘Wel-Tech’ 융합 교육을 통해, 기술의 혜택이 소외된 이웃에게 먼저 닿을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고 있다. 윤 총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 ‘5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술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넘어, 이제는 기술이 인간의 자아실현을 돕는 도구가 되는 인간 중심의 교육 플랫폼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 학과 간 장벽을 허무는 학사 구조 유연화와 ‘마이크로 디그리’ 등 실전형 인재 양성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 경계 없는 교육 영토, ‘글로벌 플랫폼 대학’의 완성

윤 총장은 대학이 물리적인 캠퍼스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40여 개국 160여 개 명문 대학과 형성한 견고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네트워크형 글로벌 대학’을 완성하겠다는 포부다. 이미 독일 함부르크 응용과학대학교, 중국 길림재경대학 등 유수 대학들과 협약을 맺고 글로벌 교육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강남대학교의 특성화된 교육 커리큘럼을 세계 현장으로 직접 수출하고, 글로벌 인재들이 강남대학교의 플랫폼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학습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해외 주요 거점 대학 내에 교육·연구 센터를 확보하고, 유학생의 학업부터 취업까지 지원하는 전 주기적 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 ‘함께 한 80년, 함께 할 100년’의 영광을 향하여

지난 4월 17일 열린 개교 80주년 기념식은 대학 구성원들이 하나 되는 화합의 장이었다. 수인장학재단, 강남대학교회, 대학노동조합 등에서 총 4억 원 규모의 발전기금을 기탁하며 대학의 도약에 힘을 보탰다.

 

윤 총장은 기념식에서 발표한 ‘NEW VISION 강남’과 ‘UI RENEWAL’을 통해 대학의 새로운 정체성을 대내외에 공유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윤신일 총장은 8만여 동문과 재학생들에게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여러분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실천하고 계신 ‘경천애인’의 삶이 곧 강남대학교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가장 큰 자산입니다. 재학생 여러분, 80년 전 선배들이 척박한 토양에서 희망을 일구었듯 여러분 안에는 세상을 바꿀 무한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십시오. 대학은 여러분이 마음껏 실험하고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윤 총장의 비전은 명확했다. 80년 전 사회복지의 밀알이 되었던 그 초심으로 돌아가, 대학의 존재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하며 100년의 미래를 여는 ‘가치 있는 실체’가 되는 것이다. 사랑과 혁신이 공존하는 강남대학교의 새로운 100년, 그 위대한 항해는 윤신일 총장의 확신에 찬 목소리와 함께 힘차게 계속되고 있었다. <대담: 본지 발행인 김종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