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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 딱 붙는 바지를 입은 남성을 보면 직업병처럼 한 번 더 보게 된다. 멋지다는 감탄보다 “지금 저 바지 속의 온도는 몇 도일까”라는 궁금증이 먼저 생긴다. 패션은 시대를 반영하지만 몸은 유행을 모른다.
특히 생식은 더더욱 그렇다. 고환은 더욱 까다로운 기관이다. 심장처럼 강인하지도 않고, 간처럼 묵묵하지도 않다. 대신 아주 섬세하고 예민한 조건에서만 제 기능을 한다.
남성의 고환이 몸 밖에 달려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온도다. 정자는 체온보다 약 2~3도 낮은 환경에서 가장 잘 만들어진다. 그래서 고환은 일부러 외부로 나와 있고, 상황에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온도를 조절한다. 이 단순한 구조는 사실 정교한 생존 전략이다. 그런데 여기에 딱 붙는 바지가 등장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통풍은 줄고 열은 갇힌다. 고환은 더 이상 스스로 온도를 조절할 여지를 잃는다. 말 그대로 ‘덥혀지는 기관’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온도 상승이 생각보다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꽉 끼는 속옷이나 바지를 즐겨 입는 남성에서 정자 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관찰된다. 정자의 운동성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최근 중요하게 보는 지표인 DNA 손상률이 올라간다. 이 DNA 파편화, 즉 분절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정자의 개수가 아니라 ‘질’을 이야기한다. 숫자가 충분해도 손상된 정자는 수정 능력이 떨어지고, 임신이 되더라도 초기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스키니진 하나로 난임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영향도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의학은 언제나 극단이 아니라 경향을 다룬다. 딱 붙는 바지 하나는 사소해 보이지만, 그것이 일상이 되고,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과 노트북의 열, 사우나와 같은 환경이 겹치면 방향은 분명해진다. 고환은 점점 ‘덜 일하는 쪽’으로 적응한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지만, 그 적응이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아이러니는 여기서 시작된다. 현대 남성은 더 건강해 보이기 위해 운동을 하고,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몸을 만들고, 그 결과 더 타이트한 옷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 선택이 반복될수록 정자는 점점 불리한 환경에 놓인다. 덜 조이고 공기를 허락하는 트렁크 팬티 하나가, 때로는 어떤 보조제보다 더 직접적인 환경 개선이 되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바람이 드나들고 여유가 있었던 한민족의 바지저고리, 그리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공간을 허락했던 옷차림은, 어쩌면 이미 답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다시 돌아갈 순 없지만 트렁크 팬티에 대한 과소평가는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 새롭고 더 세련된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날렵하게 보이고 더 단단한 남자로 인정받으려면 자고로 겉이 아니라 속, 즉 고환의 기능이 남달라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