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문학이 자본의 논리에 함몰되지 않고 시대의 진실을 노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중앙 집중화된 문단 권력 아래서 ‘지역’이라는 이름을 걸고 30년 동안 창작의 불을 밝혀온다는 것은 단순한 열정 이상의 결기가 필요한 작업이다.
따라서 2026년 5월,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용인문학회의 궤적은 변방의 소외를 극복하고 한국 지역 문학의 새로운 전형을 창출해온 실천적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용인문학회의 가장 독보적인 성과는 종합 문예지 '용인문학'의 발행이다. 1997년 창간호를 펴낸 이후, 2026년 상반기 제46호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의 결호 없이 현재는 반연간지로 발행 중인 이 잡지는 그 자체로 용인 현대사의 문학적 아카이브다.
전국의 수많은 자생 문학 단체가 부침을 겪으며 사라지는 척박한 여건 속에서도 '용인문학'은 굳건한 생명력을 증명했다. 2022년부터 시작된 인터넷 서점 전국 유통은 지역 문학이 더 이상 ‘우리끼리의 잔치’에 머물지 않고 대중적 평가의 장으로 나아갔음을 의미한다.
전문 창작 집단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동력은 교육과 발굴의 선순환에 있다. 2007년 개설된 시 창작반은 김윤배 시인을 책임교수로 체계적인 강좌를 이어오며 ‘공부하는 문학회’라는 전통을 수립했다. 또한 1998년 시작된 신인상 제도는 2018년 ‘남구만 신인문학상’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상금을 500만 원으로 증액하며 권위 있는 등용문으로 안착했다. 2009년 시작된 ‘약천 남구만 문학제’ 역시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문학적 아이콘으로 세워 시민들과 호흡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성취의 이면에는 30년 전 척박했던 태동기의 서사가 흐른다. 1980년대 후반 격동기에 필자가 결성했던 ‘용인문예운동협의회’가 그 전신이다. 당시 관 주도의 문화 행정 속에서 자생적 문예 단체로서 비판적 지성을 깨웠던 이들은 재정난 속에서도 독립적인 문학 공동체를 향한 밑거름이 되었다.
이 단체가 해체된 후 1996년 5월 18일 필자를 중심으로 창립한 용인문학회는 어느 중앙 단체에도 예속되지 않는 순수 향토 문학 단체의 길을 걸어왔다.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2026년, 용인문학회는 이제 원숙한 장년기로 접어든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의 변화와 예산 부족 등의 현실은 여전히 엄혹하다. 용인문학회는 이제 세 가지 비전을 품고 새로운 길을 나선다. 물론 필자의 사견이지만 창립자로서 제안한다면 지난 기록을 보존하는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소외된 이웃을 기록하는 ‘사회적 통합의 문학 실천’, 그리고 지역 문학 자원을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는 ‘문화 콘텐츠로의 진화’가 그것이다.
서른 살은 끝이 아니라 완성을 향한 새로운 시작이다. 용인문학회는 앞으로도 권력과 자본에 굴하지 않고, 오직 인간의 존엄과 향토 문학의 가치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용인문학! 새로운 30년의 전설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