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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군대 마쳤더니 “당신은 외국인” 국적 박탈

대한민국에 충성한 ‘다문화 청년’ 배신감 눈물

AI 이미지

 

호주인 아버지·한국인 어머니 둔
이중 국적 청년 황당 상황에 분통
만기 전역 후 출입국외국인청 방문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국 국적 박탈

 

용인신문 | 대한민국 군 복무를 명예롭게 마친 다문화 가정 청년들이 현행 국적법의 맹점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국 국적을 박탈당하는 사태가 잇따라 발생해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의 저출생 대책과 다문화 포용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조속한 법 개정과 행정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호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A씨는 군 전역 후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지난 2022년 3월에 입대해 2023년 9월 만기 전역한 A씨는 복수 국적 유지 조건인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하러 출입국외국인청을 찾았다가, 이미 한국 국적이 박탈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현행 국적법상 이중 국적자는 만 18세 이전에 국적을 선택해야 하며, 그러지 못한 남성의 경우 전역 후 2년 이내에 ‘외국 국적 불행사 서약’을 하면 복수 국적이 허용된다. 그러나 A 씨는 3세 때 호주 국적을 취득한 ‘후천적 복수 국적자’로 분류되어, 국적법 제15조에 따라 호주 국적을 취득한 날부터 한국인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 여파로 A 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외국인 신분으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며 약 900만 원의 의료보험료 청구서를 받았고, 대학 시절 받은 국가장학금마저 취소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어 러시아인 어머니를 둔 또 다른 현역 전역 청년 역시 동일한 이유로 한국 국적이 법적으로 박탈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용인지역 다문화 가구 6534가구
1만 8914명 거주… 처인구 최다
자녀 성장 줄줄이 군입대 불보듯
국적법 맹점 피해자 이젠 막아야

 

이 같은 사태는 과거 ‘원정 출산’ 등을 통한 이중 국적자들의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해 개정된 국적법이 정작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자란 다문화 가정 청년들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병역 의무 이행을 성역으로 여기는 국민 정서와 달리, 법 제도가 정반대의 선량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다문화 가구 청년들의 군 입대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 전국의 다문화 가구는 44만여 가구, 가구원은 109만여 명을 돌파했으며 다문화 학생 수 역시 2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다문화 가구 장병의 현역 입대 비율은 86.7%로, 양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경우와 차이가 없다. 현재 군대 내 다문화 장병 비율은 1~2% 수준이지만, 저출생에 따른 현역 자원 급감과 맞물려 오는 2030년에는 5%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군인 20명 중 1명이 다문화 가정 출신이 되는 셈이다.

 

과거 병역법에는 ‘외관상 식별이 명백한 혼혈인’에 대해 병역을 면제하는 인종차별적 조항이 존재했으나 이는 2011년 폐지됐다. 그러나 법 개정 이후 다문화 청년들에게 의무만 지우고 권리는 박탈하는 모순이 지속되고 있다.

 

이 문제는 지역 사회인 용인시에도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용인시 내 다문화 가구는 총 6534가구, 가구원은 1만 8914명에 달한다. 구성별로 살펴보면 국내 출생인 내국인이 1만 1989명으로 가장 많고, 결혼이민자 3241명, 귀화자 2945명, 기타 외국인 739명 순이다. 구별 분포 비율을 보면 처인구가 43.5%로 가장 높고, 기흥구가 36.8%, 수지구가 19.7%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다문화 자녀들의 성장과 함께 용인 지역에서 군에 입대하는 청년의 수도 비례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다문화 가정 청년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복수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는 경우가 많아,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에서 소중한 인적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인구 절벽으로 군 병력이 급감하는 현실에서 의무를 다하고도 조국으로부터 배신당하는 청년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정치가 응답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AI 이미지

 

시청자들과 시민사회의 비난이 폭주하자 법무부는 뒤늦게 국적법을 개정해 병역 의무 이행자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 입법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 피해를 보고 있는 청년들을 위해 법무부 장관의 행정명령 등 즉각적인 구제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역 정가와 시민사회 전문가는 “성실히 군 복무를 마친 청년들이 대한민국이라는 조국의 존재에 의문을 품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며 “정부와 이재명 대통령의 신속하고 단호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종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