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신문 | 마리아의료재단 수지마리아 양광문 원장 인터뷰
“좋은 난자 하나면, 40대 임신도 가능합니다”
난소기능저하는 더 이상 일부 고연령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난임 진료 현장에서는 30대 여성 가운데서도 예상보다 빠르게 난소 예비력이 감소한 사례가 적지 않게 발견된다.
더 무서운 건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생리는 규칙적인데도 AMH(항뮬러관호르몬) 수치는 이미 크게 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데, 난소 안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시간이 지나가고 있는 셈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실제 난임 진료 현장에서 난소기능저하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마리아의료재단 수지마리아병원 양광문 원장을 만나 그 현실을 들었다.
▼난소기능저하는 어떻게 발견되나.
“대표적으로는 AMH(항뮬러관호르몬), 생리 2~3일째 FSH·에스트라디올(E2) 혈액검사, 그리고 AFC(동난포 개수) 초음파 검사를 봅니다. 특히 AMH는 현재 난소 예비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표 지표입니다. 다만 숫자 하나만으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나이, 생리 상태, 초음파 소견까지 함께 종합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AMH 수치만으로 ‘난소 나이’를 알 수 있나.
“어느 정도는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나이를 측정하는 개념은 아닙니다. 현재 난소 안에 남아 있는 난포의 양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검사에 가깝습니다. 같은 35세라도 AMH는 개인차가 매우 큽니다. 중요한 건 낮은 수치 자체보다, 그 안에 건강한 난자가 얼마나 남아 있느냐입니다.”
양 원장은 “임상적으로 보면 AMH 1.0 전후는 난소 예비력이 상당히 감소한 상태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고, 3~4 정도면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으로 본다”며 “반대로 0점대라면 난소기능저하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AMH가 높다고 반드시 임신이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낮다고 곧바로 임신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건강한 난자가 실제로 남아 있느냐”라고 덧붙였다.
▼AMH가 0점대면 난자가 거의 없는 상태인가.
“그렇게 단순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현재 의학으로 난자가 몇 개 남았는지를 정확히 세는 건 불가능합니다. 다만 AMH 0점대는 난소의 ‘여유분’이 많이 줄어든 상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성은 태어날 때 약 100만~200만 개의 난자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사춘기에는 약 30만 개 수준으로 감소하고 이후에도 계속 줄어듭니다. 결국 중요한 건 절대 개수보다 지금 배란 가능한 건강한 난자가 남아 있느냐입니다.”
▼난자가 남아 있는데도 왜 임신율은 떨어지나.
“핵심은 개수가 아니라 질입니다. 난소기능저하에서는 난자 수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난자 질도 함께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렵게 난자를 채취해도 미성숙 난자이거나 수정 후 배아 발달이 멈추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결국 임신율은 ‘난자가 있느냐’보다 ‘건강한 난자가 남아 있느냐’에 더 좌우됩니다.”
▼‘건강한 난자’란 정확히 무엇인가.
“단순히 수정만 되는 난자가 아닙니다. 수정 이후 정상적으로 분열하고 건강한 배아로 성장해 착상까지 이어질 수 있는 난자를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미토콘드리아와 염색체 안정성입니다. 난자는 수정 후 폭발적인 세포분열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기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지고, 염색체를 정확히 나누는 능력도 약해집니다. 그러면 수정은 돼도 배아 발달이 멈추거나 착상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왜 나이가 들수록 건강하지 않은 난자가 늘어나는 건가.
“난자는 여성의 몸속에서 가장 오래 기다리는 세포입니다. 여성은 태아 시절 이미 난자를 만들어 놓고, 그 난자가 수십 년 동안 멈춰 있는 상태로 기다립니다. 문제는 그 긴 대기 시간 동안 노화가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염색체를 나누는 방추사(spindle) 구조가 약해지고, 미토콘드리아 기능도 떨어집니다. 결국 염색체 비분리 오류가 증가하게 되고, 이것이 고령 임신에서 염색체 이상 배아가 증가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40대가 되면 건강한 난자가 남아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되나.
“개인차는 있지만 40세 전후부터는 정상 염색체를 가진 난자의 비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43~44세 이후에는 정상 배아 비율이 매우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난자가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 안에 건강한 난자가 얼마나 포함돼 있느냐가 임신율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렇다면 희망은 없는 건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임신은 결국 ‘좋은 난자 하나’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난소기능이 많이 떨어진 40대 여성에서도 건강한 난자 하나가 수정과 착상, 출산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만 그 확률이 점점 낮아지기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전략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난소기능저하에서는 IVF(시험관아기 시술)의 배양 기술력이 더 중요해지나.
“오히려 더 중요합니다. 난소기능저하 환자는 채취되는 난자 수 자체가 적기 때문에, 얻어진 소수의 난자를 얼마나 안정적인 환경에서 수정·배양하느냐가 결과에 큰 영향을 줍니다. 배양실의 온도, 가스 농도, 배양액 환경, 배아를 다루는 숙련도 같은 미세한 차이도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많은 난자로 승부하기 어려운 만큼, 하나의 난자와 하나의 배아를 얼마나 정교하게 다루느냐가 중요해집니다.”
▼음식이나 건강관리로 난소기능저하를 되돌릴 수 있나.
“현재 의학적으로 이미 감소한 난자를 다시 늘리거나, 노화된 난소를 완전히 젊게 되돌리는 방법은 없습니다. 음식이나 건강기능식품 역시 난소 자체를 근본적으로 회복시킨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다만 수면, 체중, 흡연, 스트레스 같은 생활습관은 난자 건강과 호르몬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중요합니다. 결국 난소기능저하는 ‘완전히 막는다’기보다, 현재의 생식 건강을 얼마나 잘 유지하고 늦추느냐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