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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도 안 했는데 젖이 나온다? 뇌가 보내는 뜻밖의 경고

임신을 막는 뜻밖의 호르몬, 고프로락틴혈증

 

용인신문 | 임신한 적도 없고 아이를 낳은 적도 없는데 유방에서 젖(이하 유즙)이 나온다면 얼마나 놀라겠는가. 많은 사람들은 처음 이 증상을 경험하면 유방암을 걱정하거나, 반대로 대수롭지 않은 일로 넘겨버린다.

 

하지만 산부인과와 난임클리닉에서는 의외로 자주 만나는 증상이다. 심지어 미혼 여성이나 출산 경험이 전혀 없는 여성에게도 나타난다. 드물지만 남성에게 발생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문제가 유방보다 뇌와 더 관련이 깊다는 점이다.

 

우리 몸에서 유즙 분비를 담당하는 대표적인 호르몬은 프로락틴(Prolactin)이다. 정상적으로는 임신과 출산 이후 증가하여 모유 생성을 유도한다. 그런데 출산과 무관하게 프로락틴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고프로락틴혈증이라고 부른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생리불순이나 무배란으로 검사를 진행하다가 고프로락틴혈증이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흔히 "생리만 조금 불규칙한 줄 알았다"고 호소하지만, 검사를 해보면 몸속에서는 훨씬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프로락틴이 높아지면 뇌는 출산 후 모유 수유 중인 상태로 착각한다. 그러면 시상하부는 GnRH(생식샘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의 분비를 줄인다. 이어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FSH와 LH도 감소한다. 결국 난포 성장이 방해받고 배란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다름아닌 출산을 하고 나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생물학적으로 생각하면 매우 합리적인 시스템이다. 출산을 했다면 또 다른 임신을 잠시 미루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금 낳은 아기에게 젖을 먹어서 키우라는 것이다.

 

문제는 실제로는 임신도 출산도 하지 않았는데 몸이 혼자 그렇게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프로락틴혈증의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뇌하수체 프로락틴종(Prolactinoma)이다. 뇌 아래쪽에 위치한 작은 내분비기관인 뇌하수체에 프로락틴을 분비하는 양성 종양이 생기는 것이다. 종양이라는 단어 때문에 놀라는 환자가 많지만 대부분은 암이 아닌 양성종양이다.

 

스트레스도 중요한 원인이다.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프로락틴 분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 현대인들이 겪는 과로와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생식 기능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갑상선 기능저하증 역시 흔한 원인이다.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하면 뇌는 이를 보상하기 위해 TRH 분비를 증가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프로락틴도 함께 상승한다.

 

약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부 항우울제, 항정신병 약물, 위장관 운동촉진제 등은 프로락틴 수치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유방 문제로 병원을 찾았다가 복용 약물이 원인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배란장애다. 프로락틴이 높아지면 난포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배란이 억제된다. 생리불순, 무월경, 황체기 이상, 반복적인 임신 실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른바 난임이 되는 것이다.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계획 앞에 난임병원에서는 반드시 프로락틴 수치를 체크하게 된다. 만약 높게 나오면먼저 그 원인부터 확인하기 위해서다.

 

많은 환자들은 "난자를 빨리 채취해야 하는데 왜 다른 검사부터 하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IVF는 단순히 난자를 뽑는 기술이 아니다. 몸 전체의 생식호르몬 체계를 이용하는 치료다.

 

프로락틴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에서는 난소가 배란유도제에 예측대로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 난포 성장 패턴이 흔들릴 수 있고, 배란 기능도 불안정해질 수 있다. 그래서 상당수 난임센터에서는 프로락틴을 먼저 교정한 뒤 IVF를 진행한다.

 

검사 과정은 비교적 단순하다.

 

우선 임신 여부를 확인한다. 임신 자체가 프로락틴 상승의 가장 흔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어 갑상선 기능검사와 복용 약물 확인을 시행한다. 프로락틴 수치가 상당히 높다면 뇌하수체 MRI를 통해 프로락틴종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치료 역시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는 도파민 작용제다. 대표적인 약물은 카버골린과 브로모크립틴이다. 프로락틴(유즙분비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것이 도파민. 뇌의 도파민 수용체를 자극해서 "이제 그만 분비하라"고 하는 기전인 셈이다.

 

특히 카버골린은 현재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약제 가운데 하나다. 주 1~2회 복용만으로도 프로락틴 수치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으며,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수 주에서 수개월 이내에 생리가 정상화되고 배란이 회복된다. 다만, 도파민 작용제가 자궁으로 가는 혈류가 조금 줄어들 수 있으므로 경험이 풍부한 난임의사의 의학적 판단이 중요하다.

 

상당수 난임의사들은 IVF(시험관아기 시술)을 위해 과배란 주사를 투여할 때 프로락틴이 높으면 난자 키우는데 방해가 된다고 도파민작용제를 처방하지만 배아이식 하고는 내막이 건조해질 수 있어서 처방을 꺼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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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미국생식의학회(ASRM), 유럽인간생식배아학회(ESHRE), 미국내분비학회 진료지침과 부인과 내분비학·난임학 교과서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의학적 판단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 이미지: AI 생성 (ChatGPT, OpenAI)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시각 자료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