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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용인을 전국 한시 작가 등용문으로”

양재춘 용인한시회장

개인 서재(서실)에서 양 회장 뒤쪽으로 40년의 내공을 담은 자신의 서예작품들이 보인다

 

용인신문 | 서예 40년의 내공과 공직·언론·부동산을 넘나든 다채로운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용인에 전통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이가 있다. 올해 1월, 용인한시회 회장으로 취임한 양재춘 회장이다. 70대 중반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청년 못지않은 열정과 에너지를 뿜어내는 양 회장을 만나 용인한시회의 역사와 매력, 미래 비전에 대해 들었다.

 

양 회장이 한시와 인연을 맺은 것은 오랜 서예 활동 덕분이다. 40년 가까이 붓을 잡으며 자연스럽게 한시를 접하게 됐지만 처음에는 그저 ‘글자만 아는 수박 겉핥기’ 수준이었다고 했다.

 

그는 “한시는 옛날 과거 시험의 핵심”이라며 “한 자 한 자 음의 높낮이가 있고, 노래처럼 박자와 리듬이 완벽히 맞아야 한다. 특히 같은 글자를 중복하는 첩자도 허용되지 않는 아주 까다로운 문학”이라고 말했다.

 

공직 생활 퇴임 후 세계를 여행하며 한글 수필을 한자로 옮기던 그는 전문가로부터 “규칙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본격적으로 한시 공부를 시작했다. 독학으로 명리학과 풍수지리까지 섭렵한 그는 한자의 중요성을 “한자 안에는 우주와 자연의 이치, 밀물과 썰물의 변화가 다 들어있다. 선인들은 한자를 통해 세상을 예지하고 의학을 펼쳤다. 한문을 깊이 알면 알수록 세상의 이치가 보인다”라고 강조한다.

 

용인한시회 시작은 20여 년 전 소헌 김우진 선생부터다. 이후 충렬서원 원장을 지낸 이병목 선생이 총무와 회장을 맡아오며 명맥을 이었다.

 

양 회장이 처음 문을 두드린 지난 2019년에는 적은 인원에 경직된 분위기라 잠시 발길을 돌렸지만 2024년 다시 찾은 한시회는 배움의 열정이 가득했다. 회원들의 간곡한 청으로 올해 1월 회장직을 맡은 이후 회원 수는 눈에 띄게 늘어 현재는 20여 명의 정예 회원들이 매주 수요일 오전 용인시청 내 문화원 강의실(101호)을 가득 채우고 있다.

 

특히 용인한시회만이 가진 가장 큰 자랑거리는 바로 ‘높은 여성 참여율’이다.

 

그는 “현재 회원 중 60대 중반 여성이 7~8명이다. 30대 초반의 젊은 어머니 회원도 있다. 전국 어디도 한시 모임에 여성 회원들이 이렇게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곳은 없다”며 “최소 한자 급수 1~2급 이상 실력을 갖춘지라 수업 시간마다 눈빛이 반짝반짝한다”고 말했다.

 

용인한시회의 시선은 이제 용인을 넘어 전국으로 향하고 있다. 양 회장은 오는 10월 강원도 영월에서 열리는 ‘김삿갓 축제 전국 백일장’에 회원 전원과 함께 출격할 예정이다.

 

양 회장은 “하반기에는 리무진 버스를 대절해 회원들과 영월로 향한다. 전국 내로라하는 문객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용인한시회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줄 것”이라며 “한 편 입선만으로도 한시의 모든 격식을 맞췄다는 증거니 대단한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