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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이 만난 사람

청경채 농가도 소비자도 반한 ‘영양김치’

김종순새바람 파란 청경채 농업법인 주식회사 대표

오늘의 청경채 물김치 담그기가 끝날 무렵 김종순 대표(빨간 앞치마)가 앞으로 영원히 함께할 직원들과 '우리직원들 최고'라는 듯 엄지척을 보이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대학 한방병원 교수가 원재료를 물어보고 효능에 감탄한 청경채 물김치의 포장전 모습

 

직원들과 청경채 물김치를 담그며 손맛을 내는데 여념이 없는 김종순 대표(빨간 앞치마) 모습

 

청경채 빨간 김치·물김치·무말랭이 김치에
제철 보양식 ‘엄나무 순 김치’ 웰빙돌풍 예고
설탕·화학조미료 제로… 천연 재료만 사용

 

용인신문 | 일반적으로 ‘김치’를 말할 때 배추나 무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용인시 모현읍에는 이런 고정관념을 깨고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지역 특산물 ‘청경채’로 전국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가 있다. 바로 ‘새바람 파란 청경채 농업법인 주식회사’의 김종순 대표다.

 

용인 모현으로 시집온 지 어느덧 43년, 동네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이미 ‘김치 명인’으로 통하는 김 대표를 만나 13년간 이어온 청경채 김치에 대한 열정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 밭에 버려지던 청경채, 밥도둑 ‘웰빙 영양 김치’ 재탄생

김종순 대표가 청경채 김치를 처음 개발한 것은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대부분 하우스 농가에서는 크기가 조금 웃자랐다는 이유로 아직 싱싱하고 파란 청경채를 그냥 잘라서 버렸어요. 파랗게 버려져 있는 청경채가 너무 아까워 버려진 청경채로 김치를 담가봤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갓김치 맛이 나면서 정말 맛있는 거예요. 그들이 김치맛을 본 이후 농가 경작지에는 웃자란 파란 청경채가 보이지 않았어요. 결국 하우스 농가도 땀 흘려 수확한 농산물을 버리지 않게 됐죠.”

 

당시 보험업에 종사했던 김 대표는 만나는 고객들에게 서비스 차원으로 청경채 김치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입소문은 무서웠다. 영업 신고 후 입소문으로 맛을 본 한 마니아는 무려 16번을 다시 찾아올 정도로 열광적이었다.

 

단순한 반찬을 넘어 ‘영양 김치’로 거듭나기 위한 김 대표의 연구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김 대표의 청경채 김치는 일반 김치와는 제조법부터 완전히 다르다. 가장 큰 비결은 ‘절이지 않고 생으로 담근다는 것’과 ‘설탕이나 화학조미료(MSG)를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유기농 설탕으로 직접 담근 매실청, 아로니아청, 가지청, 생강청, 양파청 등 다양한 천연 발효청을 양념의 베이스로 사용한다. 여기에 서산에서 나는 귀한 자젓(자하젓갈)과 소금으로만 간을 맞춘다. 사과, 배, 파프리카 등 천연 재료가 아낌없이 들어가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자극 없이 즐길 수 있는 웰빙 식품이다.

 

■ 의사도 놀란 효능… ‘나만의 페스타’ 전국 1등 증명된 맛

모현 청경채 김치는 맛뿐만 아니라 효능도 탁월하다. 청경채 자체에 비타민 A가 피망의 6배나 들어있고 카로틴, 비타민 C, 칼슘, 식이섬유가 풍부해 신장, 두뇌, 피부 건강은 물론 면역체계 향상과 항산화 작용에 좋다.

 

인터뷰 중 김 대표는 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한번은 서울에 소재한 한 대학 한방병원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어떤 어르신이 늘 속이 거북해서 침을 맞으러 오셨는데 우리 청경채 물김치를 다져서 밥을 말아 드신 뒤로는 속이 편안해지고 잠도 잘 주무신다며 병원에 안 와도 되겠다고 하셨대요. 의사 선생님이 도대체 뭐가 들어갔냐고 비법을 묻더라고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런 효능 덕분에 김 대표의 청경채 김치는 전국적인 행사에서 빛을 발했다. '행복 밥상’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나만의 페스타’ 전국대회에서도 맛으로 1위(최우수상)를 차지했을 정도다. 그 후 용인특례시 특산품으로 지정받았으며 최근에는 용인시 정책과 지원으로 공동 브랜드로도 등록했다.

 

■ “손은 작지만 인심은 크게”… 자동화 시스템·수출 꿈꾸다

13년 동안 대가 없이 베풀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김치를 나눠오던 김 대표는 작년 3월 마침내 정식 영업 신고를 마쳤다. 정식 상품화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함이다. 현재 주력 제품은 ‘청경채 빨간 김치’, ‘청경채 물김치’, ‘청경채 무말랭이 김치’ 3종과 지자체 등록을 받은 제철 보양 김치인 ‘엄나무 순 김치’다. 온라인 판매 등록도 모두 마친 상태다. 현재 김 대표의 가장 큰 고민은 ‘제조장 확장’과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다. 전국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지금의 시설이 너무 협소하기 때문이다. 당장 내일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기계 박람회에 찾아가 대형 자동화 세척기와 배합기 등 제반 기계들의 견적을 뽑을 예정이다.

 

“세척과 물빼기 과정 등은 기계의 힘을 빌려 자동화하더라도 마지막 양념을 버무리는 것만큼은 제 손맛을 고집할 겁니다. 제 손이 작아 보여도 작은 손에서 뿜어지는 손맛은 최고거든요. 이 작은 손으로 베푸는 일도 크답니다. 베푸는 일만큼은 아주 푸짐하게 팍팍 주거든요.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담아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는 ‘웰빙 영양 김치’로 전국 가정에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영업신고 후 판매 실적(업력) 위주로 평가하는 정부 지원 제도의 장벽에 부딪혀 제조장 이전 작업이 다소 더디지만 김 대표의 눈은 이미 세계를 향하고 있다. 용인시장을 비롯한 지자체에서도 모현 청경채 김치를 세계 식품 박람회에 선보이고 수출길을 열자고 적극적으로 격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이 땀 흘려 키운 농산물이 버려지는 것이 아까워 시작했던 한 주부의 따뜻한 마음이 이제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식탁을 겨냥하는 최고의 K-푸드로 거듭나고 있다. 농민의 땀과 소비자의 신뢰를 잇는 건강한 다리가 되겠다는 김종순 대표의 파란 청경채 김치 신화는 이제 막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