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6·3 지방선거 당시 전국적으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관위의 당초 발표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선거관리 부실 논란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초기 현황 파악 오류와 삐걱거린 보고체계가 드러나면서, 국회 국정조사와 사법기관의 전면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최고조에 달하는 모습이다.
지난 8일 중앙선관위가 뒤늦게 공개한 세부 집계 현황에 따르면, 전국 1만 4288개 투표소 중 투표용지 부족이 예상돼 추가 공급(수혈)이 이뤄진 곳은 당초 선관위 발표(50여 곳)의 3배에 달하는 140개 투표소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서울(53곳)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6개 투표소가 추가 공급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 중 23곳은 실제로 투표용지가 바닥나 추가 용지를 사용했다.
용인시 지역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기흥구 구갈동 제4투표소와 동백3동 제4투표소 등 2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현상이 예측되어 긴급하게 투표용지를 추가 수혈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동백3동 제4투표소의 경우 긴급 수혈받은 150장의 투표용지가 실제 유권자들에게 배부되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금만 대처가 늦었거나 투표율이 더 높았다면, 무더기 투표 중단 사태가 벌어진 서울 송파구와 같은 초유의 ‘투표 지연 및 중단 사태’가 용인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 무너진 선관위 보고 체계… 위법성 논란
더 큰 문제는 선관위의 무능한 보고 체계와 깜깜이 행정이다. 선관위는 지난 5일 브리핑 당시만 해도 경기도 내 부족 투표소는 ‘0곳’이라고 발표했으나, 추가 조사 결과 경기도에서만 36곳이 무더기로 드러났다.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못 하는 선관위의 시스템 붕괴가 백일하에 드러난 셈이다.
게다가 추가로 송부된 투표용지 2만 4577장 중 70.2%에 달하는 1만 7247장은 일련번호가 없는 ‘무번호 용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투표용지는 선거 전날까지 송부가 완료되어야 하며 일련번호가 인쇄되어 있어야 한다.
선거 당일 수기로 일련번호를 기입한 무번호 용지를 배부한 것은 명백한 위법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 청년층 분노… 국정조사·수사 착수
이번 사태의 여파로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참정권 침해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특히 청년 세대들을 중심으로 “행정 착오로 투표를 포기하게 만든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참정권 박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기표를 받지 못하고 귀가한 유권자 등 집계 불가능한 영역에서 공정한 투표권이 침해당했다는 지적이다.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여야 정치권은 물론 대통령실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선거소청 등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며, 야권 역시 선관위의 독점적 권한과 부실 관리를 강하게 질타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선관위가 급조한 6인의 자체 진상규명위원회(10일~19일 운영) 조사는 ‘셀프 면죄부’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다. 이에 여야는 모두 국회 차원의 전면적인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사무국에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검찰과 경찰로 구성된 합동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선관위는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는 특권 뒤에 숨어 감사원의 직무감찰이나 외부의 엄격한 사법 감시망을 피해왔다.
그러나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 내부의 안일한 기강과 구조적 모순이 명명백백히 드러난 만큼, 조직의 근간을 뒤흔드는 수준의 대대적인 인적·제도적 쇄신과 외부 수사를 통한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지난 6월 3일 용인지역 내 한 투표소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