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최근 노인복지관과 주민센터를 찾으면 가장 붐비는 곳 가운데 하나가 춤 강좌다. 라인댄스, 사교댄스, 줌바댄스, 에어로빅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집 안에만 머물던 어르신들이 밖으로 나와 사람을 만나고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모습은 분명 반가운 풍경이다. 우울감 감소, 사회적 교류 확대, 인지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
문제는 춤의 장점만 이야기되고 위험성은 거의 이야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운동에는 크게 직선 운동과 회전·방향전환 운동이 있다. 걷기나 가벼운 조깅은 비교적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운동이다. 반면 춤은 몸을 비틀고 돌리고 방향을 바꾸는 동작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특히 사교댄스나 라인댄스에서는 무릎과 발목이 체중을 지탱한 상태에서 상체가 회전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사람들도 회전 동작을 할 때는 조심한다. 스포츠 현장에서 발생하는 십자인대 파열이나 반월상연골판 손상 역시 대부분 방향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다. 축구선수나 농구선수들이 상대와 충돌하지 않아도 무릎을 다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관절이 이미 수십 년 동안 사용된 노년층은 어떨까.
나이가 들수록 연골은 닳고 근육은 줄어든다. 균형감각도 떨어진다. 특히 귀 안쪽 전정기관 기능과 하체 근력이 감소하면서 순간적인 방향 전환에 대한 대응 능력이 약해진다. 젊은 사람에게는 별일 아닌 동작이 노인에게는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노년층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관절염보다 낙상이다.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고관절 골절은 단순한 골절이 아니다. 수술과 재활이 필요하고, 일부는 이전의 활동성을 회복하지 못한다. 노년기 건강을 무너뜨리는 결정적 사건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춤에서 반복되는 회전 동작은 생각보다 관절에 큰 부담을 준다. 몸이 돌면 관성에 의해 무릎과 발목에는 비틀림 힘이 전달된다. 자동차 타이어도 직선 주행보다 급회전을 반복할 때 훨씬 빨리 마모된다. 인간의 관절 역시 비슷하다. 무릎은 원래 회전보다 굽히고 펴는 움직임에 최적화된 구조다. 반복적인 회전과 비틀림은 반월상연골판과 인대에 부담을 축적시킨다.
더 큰 문제는 흥이다.
춤은 걷기와 다르다. 음악이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움직임이 커진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다가 어느새 경쟁하듯 동작이 커지고 회전 속도도 빨라진다.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보다 흥이 앞서는 순간이 생긴다.
관절 손상은 대부분 그 순간 시작된다.
오늘 다친 것이 아니라 수개월 전의 작은 손상이 누적되고, 지난주 무리한 회전이 더해지고, 어제의 피로가 겹쳐지다가 어느 날 갑자기 무릎이 붓고 허리가 아프고 발목이 흔들린다. 사람들은 그날 다친 것으로 생각하지만 몸은 이미 오래전부터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고 춤을 추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노년층에게 운동 부족은 춤보다 훨씬 위험하다. 다만 운동의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노년의 운동은 기록을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젊은 시절처럼 기량을 뽐내기 위한 것도 아니다. 남은 삶 동안 스스로 걷고, 계단을 오르고, 화장실을 갈 수 있는 몸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노년의 춤은 화려할 필요가 없다. 빠를 필요도 없다. 무릎을 비트는 급회전보다 천천히 걷는 한 걸음이 더 가치 있을 수 있다. 건강한 노년은 얼마나 신나게 춤을 췄느냐가 아니라, 그 춤을 추고도 다음 날 아무렇지 않게 걸을 수 있느냐로 평가되어야 한다.
노년의 몸은 젊음의 몸과 다르다. 젊음은 열정으로 버티지만 노년은 관리로 버틴다. 춤이 건강이 될 수도 있고 부상이 될 수도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중요한 것은 흥이 아니라 절제이며, 오늘의 즐거움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뒤에도 스스로 걸을 수 있는 몸을 남기는 일이다. 그것이 노년 운동이 지향해야 할 진짜 목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