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사람들은 두부를 너무 만만하게 본다. 냉장고에 늘 들어 있고 가격도 비싸지 않다 보니 가치까지 낮게 평가한다. 삼겹살 옆에서는 곁들임 반찬이 되고, 김치찌개에서는 김치의 조연으로 남는다. 순두부찌개 정도를 제외하면 주인공 대접을 받는 경우도 드물다. 그러나 영양학적으로 들여다보면 두부는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식품이다.
두부의 원료는 콩이다. 콩은 오래전부터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불렸다. 실제로 두부에는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단백질은 단순히 근육을 만드는 영양소가 아니다. 호르몬과 효소, 면역세포를 만들고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는 데도 사용된다. 몸속에서 매일 벌어지는 생명 활동의 상당 부분이 단백질에 의존하고 있다.
두부는 생각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다. 일반적인 부침용 두부 한 모(약 300g)에는 대략 20~30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단백질 섭취량이 약 55~65g, 여성은 약 45~55g 수준임을 감안하면 두부 한 모만으로도 하루 필요량의 절반 가까이를 충당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여기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두부가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인 것은 맞지만 두부만으로 모든 단백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체중 70kg 성인이 근육 유지나 건강 관리를 위해 하루 70g 안팎의 단백질을 섭취하려면 두부만으로는 하루 2~3모 가까이를 먹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단백질의 양만이 아니라 질이다. 콩 단백질은 우수한 식물성 단백질이지만 육류와 생선, 달걀, 유제품 등 다양한 단백질원과 함께 섭취할 때 아미노산 균형이 더욱 좋아진다. 그래서 영양 전문가들은 특정 식품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종류의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특히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이나 시험관아기(IVF) 치료를 받는 사람들에게는 단백질뿐 아니라 철분, 비타민 B12, 오메가3 지방산, 아연 등도 중요하다. 난포가 성장하고 난자가 성숙하며 자궁내막이 착상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다양한 영양소가 필요하다. 두부는 훌륭한 식품이지만 모든 영양소를 완벽하게 공급하는 만능 식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두부의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 두부에는 칼슘도 풍부하다. 많은 사람들이 칼슘 하면 우유를 떠올리지만 두부 역시 훌륭한 칼슘 공급원이다. 뼈 건강은 물론 신경과 근육 기능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폐경 이후 골밀도 감소 위험이 높아지는 여성들에게는 더욱 의미가 있다.
콩에 함유된 이소플라본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불리는데 갱년기 증상 완화와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혈관 건강 측면에서도 두부는 우수하다. 포화지방 함량이 낮고 콜레스테롤이 없으며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다. 여러 연구에서는 콩 단백질 섭취가 LDL 콜레스테롤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한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두부는 좋은 선택지다. 열량은 비교적 낮으면서 포만감은 높다. 배고픔은 줄이고 단백질은 채울 수 있어 체중 관리 식단에 빠지지 않는다.
흥미로운 것은 두부가 수천 년 동안 살아남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점이다. 값이 비싸지 않으면서도 영양은 풍부하고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찌개에 들어가도 좋고 부쳐 먹어도 좋고 구워 먹어도 좋다. 화려하지 않지만 실패가 없는 음식이다.
오늘 저녁 냉장고 속 두부를 다시 한 번 바라보자. 평범한 흰색 덩어리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단백질과 칼슘, 이소플라본, 불포화지방산이 들어 있다. 고기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연어처럼 비싸지도 않다. 그러나 몸속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다.
사람들이 두부를 너무 만만하게 보는 이유는 어쩌면 너무 흔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진짜 실력자는 원래 티를 내지 않는다. 두부가 수천 년 동안 식탁에서 살아남은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식탁에서는 조연일지 몰라도 건강이라는 무대에서는 오래전부터 주연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