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마무리되었다. 승리한 후보도 있고 아쉬움을 남긴 후보도 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시민의 뜻이며, 민주주의의 기본은 그 선택을 존중하는 데 있다.
용인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필자는 매일 새벽 전철역과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출근길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인사를 건네며 하루를 열었고, 낮에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돌며 시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선거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처인구 원삼면에서 만난 주민들과의 대화였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원삼면에서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한 어르신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후보님, 다들 반도체가 들어오면 용인이 좋아진다고 하는데, 우리한테는 뭐가 좋아집니까? 차는 더 막히고, 공사 차량 때문에 먼지는 더 날리고, 땅값 오른다는 사람들 이야기 말고 우리 같은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게 있습니까?"
옆에 있던 주민도 말을 보탰다.
"낙수효과라고 하는데 아직 실감이 안 납니다. 우리 자식들이 좋은 일자리를 얻는 것도 아니고, 교통이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순간 쉽게 답하지 못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라는 거대한 국가 프로젝트를 이야기해 왔지만, 주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투자 규모나 경제지표가 아니었다. 자신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하는 아주 현실적인 질문이었다.
사실 필자는 출마선언과 정견발표, 그리고 방송토론회에서 한결같이 같은 이야기를 했다.
"반도체 공장만 들어서는 도시가 아니라 시민이 행복한 반도체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 과실이 시민 모두에게 돌아가는 용인을 만들겠습니다."
반도체는 분명 용인의 역사적 기회다.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수도권 남부의 중심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러나 시민들이 그 성과를 체감하지 못한다면 반도체는 일부의 성장에 머물 수밖에 없다.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고, 교통이 개선되며, 지역상권이 살아나고,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원삼 주민들이 "우리 삶이 정말 좋아졌다"고 느낄 때 비로소 반도체는 용인의 자산이 된다.
앞으로 용인이 집중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첫째, 교통 문제 해결이다. GTX를 비롯한 광역교통망 확충과 도로 인프라 개선은 단순한 교통정책이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정책이다.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이동 편의를 높이는 것은 시민들이 가장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변화이기도 하다.
둘째, 반도체 산업의 성과를 시민의 기회로 연결해야 한다. 대기업 투자 유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청년 일자리로 이어지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첨단산업의 성장이 시민의 소득과 지역경제의 활력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도시 성장의 의미도 커질 수 있다.
셋째, 지역균형발전이다. 처인구와 기흥구, 수지구가 각자의 특성과 강점을 살리면서 함께 성장해야 한다. 특정 지역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용인 전체가 성장의 성과를 공유할 때 진정한 미래도시가 완성될 수 있다.
정치는 선거 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는 끝났지만 시민의 삶은 계속된다. 이제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승패를 둘러싼 논쟁이 아니라 약속의 실천과 성과다.
원삼에서 들었던 그 질문은 지금도 필자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
"반도체가 우리에게 무슨 이익이 됩니까?“
앞으로 용인이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바로 이 질문에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답을 내놓는 일이다.
선거는 끝났다. 그러나 용인의 미래를 만드는 일은 지금부터다.
용인의 미래는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의 것이 아니다. 110만 용인시민 모두의 것이다. 이제 그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할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