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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교육

학생 전국 3위·시설 전국 최상위권…용인 교육의 역설

학교는 전국 최상위권인데 왜 여전히 붐빌까…
용인 교육의 25년, 이제는 '신설'보다 '재배치’

 

용인신문 | 용인은 경기도를 대표하는 교육도시 가운데 하나다. 학생 수는 전국 3위에 이르고 학교 부지와 건물 면적, 교실 수 역시 전국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도시 곳곳에 학교가 들어서 있고 교육 인프라 규모만 놓고 보면 수도권에서도 손꼽힌다. 그러나 통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의외의 현실이 나타난다. 학교는 많지만 학생들이 체감하는 공간의 여유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용인 교육이 안고 있는 진짜 과제는 학교 부족이 아니라 높은 학생 밀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용인시 학생 수는 13만 2231명으로 집계됐다. 화성시와 수원시에 이어 경기도 3위이며 전국 시·군·구 가운데서도 세 번째로 많다. 학교시설 규모도 이에 못지않다. 교지 면적은 경기도 2위, 전국 5위이고 건물 면적은 경기도 3위, 전국 4위다. 교실 수 역시 전국 상위권에 속한다. 숫자만 보면 용인은 명실상부한 교육도시다.

 

이 같은 규모는 지난 25년 동안의 급격한 도시 성장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2000년만 해도 용인 학생 수는 6만 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수지와 기흥을 중심으로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어지고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학생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학교 신설은 도시 성장의 필수 조건이 됐다. 당시 교육행정의 가장 큰 고민은 부족한 학교를 얼마나 빨리 공급하느냐였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용인에서는 학생 수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학교를 짓고 교실을 늘리는 일이 반복됐다. 신도시가 생기면 학교가 따라 들어서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그 결과 용인의 교육시설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학생 수는 25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고 학교 부지와 건물 면적, 교실 수는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시설 확충이 끝난 지금도 용인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과밀 문제가 거론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학교도 많이 늘었지만 학생 역시 전국 최고 수준으로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생 한 명이 사용할 수 있는 학교 공간은 경기도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난다. 학생 1인당 교지 면적과 건물 면적 모두 도 평균을 밑돈다. 교실당 학생 수도 경기도 상위권에 속한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교실당 학생 수가 전국 최고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학교 규모는 크지만 학생 밀도 역시 높아 체감 여유 공간은 기대만큼 넓지 않은 것이다.

 

더 주목할 부분은 학생 수가 감소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학교시설은 계속 늘어났다는 점이다. 용인 학생 수는 2015년을 정점으로 감소세에 들어섰지만 교실 수와 건물 면적은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학교의 역할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돌봄교실과 특수교육 공간이 확대되고 다양한 체험·진로 교육시설이 필요해지면서 학생 수만으로 학교 공간 수요를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과거의 학교가 수업 중심 공간이었다면 지금의 학교는 교육과 돌봄, 복지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복합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용인은 이제 지역별 상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처인구는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대규모 주거단지 개발이 예정돼 있어 새로운 교육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수지와 기흥 일부 지역은 학령인구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같은 용인 안에서도 어떤 곳은 학교가 더 필요하고 어떤 곳은 남는 공간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계 안팎에서는 학교 정책의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에는 학교를 신설하고 증축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지역별 수요를 고려한 공간 재배치와 효율적인 활용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논의되는 학교 복합화 역시 같은 맥락이다. 다만 학교를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과정에서 학생 안전과 교육환경 보호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용인의 학교는 지난 25년 동안 도시 성장의 속도에 맞춰 끊임없이 확장돼 왔다. 그 결과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 인프라를 갖춘 도시가 됐다. 그러나 이제 용인 교육의 경쟁력은 학교 숫자로 평가받는 시대를 넘어가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얼마나 많은 학교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학생들이 얼마나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느냐다. 학교를 더 짓는 시대에서 학교를 더 잘 활용하는 시대로, 용인 교육도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