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부동산 세금의 잣대가 달라질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집을 얼마나 오래 보유했는지가 세금 감면의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실제 거주 여부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취득세와 보유세, 양도소득세를 하나의 틀에서 다시 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부동산 세제 전반이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다음 달 말 발표하는 세법 개정안에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을 담을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책 기조는 비교적 분명하다. 실수요자는 보호하고 투기성 보유에는 세 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몇 채를 가졌는가'보다 '실제로 살고 있는 집인가'가 앞으로 세금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먼저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양도소득세다. 현재 1가구 1주택자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합산해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단순히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주어지는 혜택은 줄이고, 실제 거주기간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집을 소유했더라도 실거주 기간이 짧으면 세금 감면 폭이 지금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보유세도 개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별도로 손보는 수준을 넘어 전체 보유세 체계를 다시 정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세율을 바꾸지 않고도 과세표준을 조정할 수 있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 유력한 카드로 거론된다. 법 개정 없이 시행령만으로도 조정이 가능해 정책 효과를 빠르게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세금 변화는 주택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최근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일부 고가 아파트는 이미 세 부담 상한에 도달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해도 세액 변화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반면 공시가격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단독주택이나 일부 고급주택은 과세표준 변화가 세금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개편이 이전과 다른 점은 세금을 따로따로 고치는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데 있다. 취득 단계의 취득세, 보유 단계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처분 단계의 양도소득세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고 전체 부담을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세목별 미세 조정보다 부동산 과세 체계 자체를 새롭게 설계하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기존 세제 혜택도 재검토 대상이다. 상생임대주택 양도세 특례와 일부 장기보유 공제 제도 역시 실거주 중심 원칙에 맞춰 손질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실거주 요건이 앞으로 각종 세제 혜택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책 당국도 제도 설계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시뮬레이션을 수백 차례 진행하고 있다"며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만큼 세금 변화가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크다는 점을 정부도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보유세는 다시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귀속 주택 종합부동산세 결정세액은 약 1조876억 원으로 전년보다 14.6% 늘었다. 전국 공동주택과 표준주택 공시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과세 대상과 세 부담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정부는 다음 달 중순 열리는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서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7월 말 세법 개정안을 통해 최종 개편 방향을 공개할 예정이다. 세율을 얼마나 조정하느냐보다 '누가 혜택을 받고, 누가 더 부담할 것인가'라는 과세 원칙의 변화가 이번 개편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