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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획) 수도권 집값, 정부 보유세 인상 예고에도 더 오른다

40세 미만 집값 기대 文정부 이후 최고
집값보다 빨랐던 불안심리 … 실수요층, ‘빚투’에 ‘영끌’까지

용인신문 |


 

이달 말 보유세 강화 등을 담은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예고됐음에도 소비자들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실제 주택시장 핵심 수요층으로 꼽히는 40세 미만의 집값 상승 기대는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증시 호황, 최근 고액 성과급 지급 등으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서울과 성남, 용인, 동탄 등 수도권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기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규제 강화 전 매수 수요까지 더해지며 상승 기대심리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정부는 이달 말 세법개정안을 통해 실거주 주택과 투자 목적 주택을 구분하는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보유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다주택자 과세 등을 어떻게 조합할지가 하반기 집값 흐름의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 주택가격전망, 연일 최고치

지난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가격전망CSI는 120으로 전월보다 8포인트(p) 상승했다.

 

CSI는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내릴 것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을 경우 100을 넘는다.

 

올해 1월 124에서 2월 108, 3월 96까지 내려갔다가 4월 104, 5월 112, 6월 120으로 석 달 연속 오르며 연초 수준에 근접했다.

 

특히 40세 미만의 주택가격전망CSI는 125로 전월보다 7p 올라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올해 1월 125에서 2월 113으로 낮아졌지만 4월 112, 5월 118, 6월 125로 다시 오르며 연초 수준을 회복했다.

 

 

 

△ ‘규제 전에 사자’ … 서울 집값 상승, 30대가 ‘주도’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상승장의 중심에 강남 현금부자가 아니라 30대 실수요층이 있다는 사실이다.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불안감이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에서는 가격보다 심리가 먼저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수록 매수자는 더 서둘러 계약을 체결하고 이러한 거래가 다시 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서울의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며 전국에서 가장 강한 상승 기대를 나타냈다.

지방과의 온도 차도 뚜렷하다. 수도권 안에서도 서울에 대한 기대감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자금이 서울로 집중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기대심리는 실제 거래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거래 자료를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30대의 존재감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전체 거래의 30% 수준이던 30대 비중은 올해 들어 절반 가까이 확대됐다. 거래 건수 역시 불과 몇 달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시장의 최대 매수 주체로 떠올랐다.

 

특히 강남보다 강북과 서남권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강서구와 구로구, 영등포구, 성북구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에서는 전체 거래의 절반 가까이를 30대가 차지했다.

 

반면 강남·서초 등 초고가 지역에서는 30대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금력이 충분한 투자보다 대출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실거주 주택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난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를 ‘막차 심리’라고 부른다.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보다 더 강한 것은 앞으로 대출이 더 어려워지고 세금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다.

 

즉, 정부가 새로운 대출 규제와 부동산 세제 개편을 예고하면서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확산 되고 있는 것이다.

 

△ 부동산 세법 개정 ‘변수’

실제 시장에서는 이달 발표될 세법 개정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과세 정상화를 핵심 기조로 제시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 산정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일부 다주택자 과세 강화 등이 거론되면서 시장은 규제 수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제는 규제가 발표되기 전까지다.

 

새로운 규제가 시행되면 집을 사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인식은 오히려 단기적으로 거래를 자극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는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기 전에 계약하려는 수요, 세금이 오르기 전에 갈아타려는 수요가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전형적인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으로 분석한다. 가격 상승 자체보다 ‘남들보다 늦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더 강력한 매수 동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의 세제 개편이 실제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보유세를 높이면 매물이 증가할 수 있지만 양도세 부담까지 함께 커질 경우 집주인들이 매도를 미루면서 오히려 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매매시장뿐 아니라 전세와 월세 공급까지 감소해 임차인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람들이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될 것이라고 믿는지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승 기대가 매수를 만들고 늘어난 거래가 다시 가격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반복되는 한 시장의 열기는 쉽게 식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내놓을 세제와 금융 대책이 이러한 기대심리를 잠재울지, 아니면 또 한 번 ‘규제 전 막차’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지가 올 하반기 서울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