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7 (금)

  • 구름많음동두천 24.6℃
  • 흐림강릉 28.8℃
  • 구름많음서울 25.2℃
  • 흐림대전 25.9℃
  • 구름많음대구 28.2℃
  • 흐림울산 28.0℃
  • 구름많음광주 27.0℃
  • 흐림부산 27.5℃
  • 흐림고창 25.6℃
  • 흐림제주 26.5℃
  • 구름많음강화 22.7℃
  • 흐림보은 25.0℃
  • 흐림금산 24.3℃
  • 흐림강진군 25.2℃
  • 흐림경주시 26.7℃
  • 흐림거제 26.7℃
기상청 제공

7cm 위에서 흔들리는 골반…하이힐은 여성의 몸을 어디까지 바꾸나

 

용인신문 | 자궁보다 먼저 긴장하는 골반저근

 

출근길 지하철 계단. 또각또각, 리듬감 있는 하이힐 소리가 역사를 가득 채운다.

 

타이트한 정장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은 바쁜 걸음으로 계단을 오르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하루 종일 사무실과 회의실을 오간다. 저녁이 되면 신발을 벗는 순간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은 대개 비슷하다.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요."

 

대부분은 발이 아프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형외과와 재활의학, 산부인과에서 하이힐을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 다르다. 통증이 시작되는 곳은 발이지만,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는 곳은 의외로 골반이다.

 

하이힐을 신는 순간 몸의 무게중심은 앞으로 이동한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허리는 더 많이 휘고, 골반은 앞쪽으로 기울며,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은 하루 종일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겉으로는 우아하게 걷는 모습이지만 몸속에서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근육 전쟁'이 계속되는 셈이다.

 

이 변화는 하루 이틀로 끝나지 않는다. 반복되면 허리 통증과 골반 통증, 엉덩이 통증이 만성화될 수 있다. 특히 오래 서서 일하는 승무원, 백화점 판매직, 호텔 종사자처럼 하이힐 착용 시간이 긴 직업군에서는 이러한 근골격계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난다.

 

최근에는 관심이 골반저근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골반저근은 자궁과 방광, 직장을 아래에서 받쳐주는 '해먹' 같은 근육이다. 배뇨와 배변, 성기능은 물론 임신과 출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높은 굽은 몸의 자세를 변화시키면서 골반저근의 긴장을 증가시킬 수 있다. 장시간 반복되면 근육의 피로와 기능 이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 여성에서는 만성 골반통이나 성교통, 절박뇨 등의 증상과도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다.

 

 

 

난임은 아니지만, 골반은 기억한다

 

그렇다면 하이힐은 난임의 원인일까. 현재까지 의학의 대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하이힐이 난소 기능을 떨어뜨리거나 배란을 방해하고, 임신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아직 없다.

 

인터넷에는 "하이힐 때문에 자궁이 틀어진다", "하이힐을 신으면 난임이 된다"는 이야기가 떠돌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신뢰할 만한 연구는 부족하다.

 

하지만 여기서 끝낼 문제도 아니다.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자궁내막증이나 골반염, 자궁선근증 같은 만성 골반 질환을 갖고 있다. 이들에게 골반 근육의 지속적인 긴장과 허리·골반 통증은 삶의 질을 더욱 떨어뜨릴 수 있다.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몸의 균형과 혈액순환, 근육 상태를 관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임신이 되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임신 중에는 릴랙신 호르몬의 영향으로 인대가 느슨해지고 무게중심이 앞으로 이동한다. 이때 높은 굽은 허리 통증을 악화시키고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어 대부분의 산부인과에서는 낮은 굽이나 운동화를 권장한다.

 

난임의사들은 '하이힐을 절대 신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착용 시간을 줄이고, 장시간 서 있어야 하는 날에는 낮은 굽을 선택하며, 틈틈이 종아리 스트레칭과 발목 운동을 하는 것이 골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하이힐은 여성을 더 아름답게 보이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름다움의 대가를 가장 오래 치르는 곳은 발이 아니라 골반일지도 모른다.

또각또각 울리는 발걸음 뒤에서, 우리의 골반은 오늘도 보이지 않는 균형을 잡기 위해 쉼 없이 일하고 있다.

 

 

 

 

--------------------

 

※ 이 글은 산부인과·생식의학 분야의 임상 경험과 최신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일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한 것입니다. 특정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으며, 실제 의학적 판단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 본 기사에 사용된 이미지는 생성형 인공지능(ChatGPT, OpenAI)을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로, 실제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입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