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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웰빙/의학)

7월 7일, 인터넷의 룰이 바뀐다

허위정보와 표현의 자유 '새 시험'

 

용인신문 | 7월 7일은 단순히 법 하나가 시행되는 날이 아니다. 인공지능(AI)이 순식간에 사진과 영상, 뉴스까지 만들어내는 시대에 우리 사회가 '온라인에서 무엇을 믿고 무엇을 믿지 않을 것인가'를 처음으로 제도적으로 묻기 시작하는 날이다.

 

그동안 인터넷은 누구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조작 이미지와 영상이 SNS를 타고 퍼지고, 조회 수와 광고 수익을 노린 허위 콘텐츠가 산업처럼 성장하면서 기존의 자율 규범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7일부터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된다. 핵심은 정부가 게시물을 직접 검열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규모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이 허위조작정보를 신고받고 처리하는 체계를 스스로 갖추도록 의무를 부여했다는 점이다.

 

이번 제도는 '삭제 명령'보다 '책임 있는 운영'에 무게를 둔다. 하루 평균 이용자 수 100만 명 이상인 대형 플랫폼은 허위조작정보 대응 정책을 마련하고 신고 절차와 이의제기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 어떤 기준으로 게시물을 처리했는지 이용자에게 설명하고, 운영 결과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투명성 보고서도 작성해야 한다.

 

이는 인터넷 운영 방식 자체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제 플랫폼은 단순히 게시물을 올려주는 중개자가 아니라, 이용자 보호와 정보 신뢰성을 함께 관리하는 운영자로서의 역할을 요구받게 된다.

 

AI 시대, '가짜'는 더 빨라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허위정보는 일부 게시물이나 조작 기사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몇 초 만에 실제 인물처럼 보이는 사진과 영상을 만들고, 자연스러운 기사와 음성까지 생산한다. 일반 이용자가 진위를 구분하기 어려운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허위정보는 개인의 명예훼손을 넘어 금융사기, 재난 혼란, 선거 왜곡 등 사회 전체의 위험요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 각국도 플랫폼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유럽연합은 디지털서비스법(DSA)을 통해 초대형 플랫폼의 위험관리 의무를 확대했고, 독일 역시 불법 콘텐츠 대응 의무를 제도화했다. 한국 역시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인터넷 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셈이다.

 

핵심은 '누가 진실을 판단하느냐'

 

하지만 제도가 시작됐다고 논란이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가장 큰 쟁점은 허위정보와 의견, 풍자, 비판의 경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이다. 같은 게시물이라도 플랫폼마다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고, 법적 분쟁을 우려한 사업자가 게시물을 과도하게 삭제할 경우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도 불가피하다.

 

정부는 일반적인 의견 표명이나 정치적 주장 자체는 규제 대상이 아니며, 사적인 메신저 대화 역시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또한 법원에서 불법성이 확정된 허위조작정보를 반복적으로 유통해 광고·후원 수익을 얻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 게재자를 중심으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사실 확인'의 기준과 절차를 누가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제도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법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

 

결국 이번 제도의 성공 여부는 삭제 건수가 아니라 이용자가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플랫폼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 충분히 설명하고, 이용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처리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될 때 비로소 제도는 사회적 신뢰를 얻을 수 있다.

 

AI가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빠르게 허물고 있는 시대, 온라인 공론장은 이제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7월 7일부터 시작되는 변화는 허위정보를 얼마나 많이 지우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자유로운 표현을 지키면서도 거짓이 사회를 흔들지 못하도록 균형을 찾을 수 있느냐는, 우리 사회 전체의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