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적은 더 이상 운동 부족만이 아니다. 책상 앞, 회의실, 자동차, 소파에서 몇 시간씩 이어지는 '앉아 있는 생활' 자체가 암 사망 위험을 높이는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연구진이 9만 명이 넘는 성인을 12년간 추적한 결과, 한 번에 30분 이상 계속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30분마다 잠깐씩 몸을 움직이는 습관만으로도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는가'보다 '얼마나 자주 일어났는가'가 건강을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9만1292명의 신체활동 측정 데이터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PLOS Medicine에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활동량 측정기를 착용한 채 일상생활을 했으며 연구진은 약 12년 동안 암 발생과 사망 여부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는 예상보다 뚜렷했다.
30분 이상 이어지는 좌식 시간이 하루 1시간 증가할 때마다 암 사망 위험은 약 10% 높아졌다.
반대로 같은 시간이라도 오래 연속으로 앉지 않고 30분 이내로 자주 끊어 앉는 시간이 늘어나면 암 사망 위험은 19% 감소했다.
몸을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효과는 있었다.
하루 1시간의 좌식 시간을 집안일이나 설거지, 가벼운 걷기처럼 낮은 강도의 활동으로 바꾸면 위험은 12% 감소했고, 보통 속도의 걷기 등 중강도 활동으로 대체하면 8%, 달리기 같은 고강도 운동을 단 5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위험은 22% 낮아졌다.
연구진은 오래 앉아 있는 상태가 지속되면 혈액순환이 둔화되고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만성 염증과 면역기능 저하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가 장기간 축적되면서 암의 진행이나 예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하루 대부분을 의자에서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경고를 던진다.
우리나라 직장인 역시 하루 평균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 앞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다. 출근길 자동차나 대중교통, 사무실 업무, 점심 식사, 퇴근 후 TV와 스마트폰까지 더하면 '앉아 있는 시간'은 쉽게 10시간을 넘어선다.
전문가들은 건강을 위해 반드시 거창한 운동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30분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2~3분 정도 걷거나 계단을 오르고, 물을 마시러 가거나 프린터를 직접 이용하는 작은 움직임이 하루 종일 이어지는 좌식 시간을 끊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건강을 지키는 기준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하루 30분 운동"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30분 이상 계속 앉아 있지 않기"가 새로운 생활수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의자에서 잠시 일어나는 몇 분의 움직임이 미래의 건강을 바꾸는 가장 쉬운 예방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는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