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예전 도서관은 조용한 곳이었다. 책을 읽고, 빌리고, 반납하면 역할은 끝났다. 하지만 요즘 도서관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영어를 잘하는 시민은 아이들에게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고, 그림을 좋아하는 시민은 드로잉 수업을 연다. 기업에서 쌓은 경험은 창업 강연이 되고,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추천 도서를 소개하는 북큐레이터가 된다.
도서관이 '책의 공간'에서 '사람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용인시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하반기 공공도서관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시민들이 문화·예술·언어·교육 등 각자의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해 강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고 도서관 서비스를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프로젝트다.
도서관마다 특색도 뚜렷하다.
수지도서관은 영어 스토리텔링과 기업경영 강연, 다이어리 꾸미기를, 죽전도서관은 보태니컬아트 드로잉 클래스를 운영한다.
성복도서관은 AI 독서노트 만들기와 세계시민 진로캠프,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상현도서관은 부모교육과 AI 콘텐츠 제작, 다육식물 관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기흥도서관은 그림책 하브루타와 환경 체험을, 보정도서관은 그림책 제작 과정을 운영하며, 서농·남사·동백·모현도서관은 영어수업과 그림책 읽기, 독후활동 등 어린이 독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연중 운영되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중앙도서관의 '꿈꾸는 잎싹'은 어린이들에게 도서관 이용 예절과 동화 스토리텔링을 들려주고, 기흥도서관의 '시민의 책장'은 시민이 직접 추천한 책으로 꾸며지는 북큐레이션이다. 파손도서 수리봉사와 서가지킴이 역시 낡은 책을 복원하고 자료를 정리하며 도서관을 묵묵히 지키는 숨은 주역들이다.
이번 사업이 의미 있는 이유는 재능기부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일회성 봉사를 넘어 시민들의 전문성과 경험이 지역사회 교육자원으로 활용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특히 AI 시대일수록 사람과 사람이 만나 배우고 경험을 나누는 공간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으며, 도서관 역시 지역 공동체를 연결하는 문화거점으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재능기부 활동에 참여를 희망하는 시민은 가까운 공공도서관에 문의하면 운영 분야와 참여 가능 여부를 안내받을 수 있다. 활동 실적에 따라 1365 자원봉사 시간이 인정되며 소정의 실비보상금도 지급된다. 프로그램별 운영 일정과 참여 방법은 용인시도서관 누리집(https://lib.yongin.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시민들이 자신의 경험과 재능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민이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도서관 문화를 더욱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도서관은 이제 책을 빌리는 곳을 넘어 시민의 경험과 재능이 또 다른 시민의 배움으로 이어지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용인시의 이번 재능기부 프로그램은 공공도서관을 시민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문화공동체로 확장하는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